채란 문학실

재즈카페

미송 2011. 9. 21. 22:26

 

 

재즈카페 / 오정자

 

자궁처럼 아늑한 곳에서
초록 이슬방울과
진한 갈색 커피와
낡은 나무의자에 성큼
내려앉는 중량감으로
스산한 재즈 음악 울리네

들꽃 자욱한 곳
돌부리에 넘어지기도 하면서
비 지난 후 무지개
거대한 반달로 떠오르는 시각에
숲 속에서 은밀하게 만나네
내 남자는 반짝이는 풀잎 이슬
나는 쓰러질 듯 나른한 안개

거실 후레지아 흔들리는
헤즐럿 향기 혼미한 밤에
이마에 떨어지는 별똥을 만지면서
갈매기 울음 같은 재즈를 듣네
성난 파도 사정없이 밀려 와
먼 바닷가 모래성이 무너지네.


♪ 기다림,설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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