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저 남자, 혹 속의 노래

미송 2011. 3. 14. 04:50

 


 

 

저 남자, 혹 속의 노래 / 오정자 

카페 문이 닫히면서 이슬비가 내리네
거리엔 공간을 나누는 굵직한 가로수
수직과 수평의 접점에서
사선으로 그어지는 정지선을 밟고
걸어가는 남자
왔던 길 제 발자국을 따라서
상흔을 찍으며 건너가네
목덜미가 와스스 움츠러드네
안팎을 잃은 비의 행렬처럼
어디로 가고 있나 우리도
고독의 소실점으로 수렴되는 사람들
서 있지 않고 모두가 걸어가네
여인을 업었던 등허리,
혹 속으로 들어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