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와 독백

對話, dialogue 2

미송 2011. 6. 12. 08:50

對話, dialogue 2

 

 

  

 

우체국 앞, Angel-in-us coffee점에서

아기천사가 그려진 머그잔 두개를 샀었죠.

 

 

 

 

 

우리는 장식을 한 커피를 잘 안 마셔요.

메뉴도 잘 안 바꾸고 걍,

아메리카노 찐한 걸로.

  

 

 

 

한동안 테라로사니 보헤미안이니 바닷가 커피하우스

커피공장으로 다니며 커피 기구들을 샀었죠

지금은 걔네들 아마 수면 중인지 조용해요.

 

 

 

 

  

 

이름모를 들꽃과 이국적인 커피 어울릴까요.

 

 

 

 

한 밤에 깨어나 홀로 마시는 커피는 분명

그리움. 

 

 

 

 

 

하와이 코나, 자마이카 블루마운틴, 콜롬비아

킬리만자로, 이디오피아 카, 로부스타

원두커피에는 신맛이 조금씩 들어있죠.

그 중에 콜롬비아와 블루마운틴을 마셔본 듯 해요.  

 

 

 

 

흰 레이스 달린 침대에서 자고 난 아침

방 바닥에 놓인 자그만 갈색 커피잔 두개

너와 나였으면.

 

 

 

 

당신의 호흡이 깊어갈수록

나의 커피가 점점 진해진다는 걸 기억하시길.

 

 

 

  

 

저녁 무렵 문득, 한 모금 남은 커피를

들여다 보다 신문에 깨알같은 글자들이 

당신으로 보인 적 있었죠.

 

 

     

 

 

각진 설탕을 넣어도 네 속에선

정체도 없이 녹아버려,

모질게 돌아설 수 없는 사랑.

 

 

 

 

전생을 운운하면서 매일

死藥을 드미는 너는

누구세요.

 

 

 

  

 

책이 졸고 있을 땐 커피잔도 비었을 때.

 

 

 

 

 

자판에 커피를 엎지르면 어떻게 하냐구요?

그냥 세탁기에 돌려서 빨면 돼요.

 

 

 

 

칫, 지만 따라 마시궁.

 

 

 

  

 

귀여운 찻잔은 누구의 분신.

 

 

 

 

밥이 더 절실한

그 남자의 커피잔

옆에 밥숟갈.

 

 

 

귀에 익은 목소리다. 서른 한 살 무렵, 정동진 Cafe' SUN 나무계단을 내려올 때 들었던 

'사랑 그대로의 사랑'이 불현듯 스쳐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