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신화

디오게네스와 알렉산더 대왕

미송 2011. 7. 5. 08:05

                       Diogenes와 Alexander - The Great와 The Dog의 역사적인 만남

 

기원전 336년 알렉산더 대왕이 코린토스에 방문했을때, 디오게네스가 인사하러 오지 않았기 때문에 친히 만나러 갔다. 디오게네스는 체육관의 구석 통 속에서 햇볕을 쬐고 있었다.  많은 수행원을 거느린 알렉산더 대왕은 인사를 하고, "무엇인가 내가 이뤄줄 소원은 없는가?" 라고 물었다.

 

이때 디오게네스의 대답은 "당신 때문에 그늘이 생기니, 내가 햇볕을 쬘 수 있도록 비켜 달라!"였다고 한다. 대답을 들은 알렉산더 대왕은 주위에 다음과 같이 인류 역사에 길이 회자되는 명언을 남긴다.

"내가 알렉산더가 아니었다면, 디오게네스가 되고 싶다"


디오게네스는 그의 가치를 알아주던 알렉산더 대왕과 비슷한 시기에 죽었다. 원인은 생낙지를 먹어 배탈이 났기 때문이라기도 하고, 개에게 다리를 물어 뜯겼기 때문이라고도 하며, 스스로 숨을 끊는 수행을 했기 때문에라고도 전해진다.

 

 

Diogenes와 그의 통1




기타 일화

 

- 그는 자신의 생활에 완전히 무관심했다. 신전이나 창고에서 종종 잠을 자면서 "아테네인들은 나를 위해서 거주지를 만들어준다."라고 큰소리치곤 했다. 주로 그의 거주지가 된 곳은 술통 속이었다.

- Aegina로 항해하던 중에 해적에 잡혀 노예로 팔려갔던 적이 있다. 노예로 팔려나갈때 "무엇을 할 수 있나?"라는 물음에 "사람을 지배할 수 있다."라고 당당히 대답하였다고 한다.

- 광장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 그를 보고 어떤 사람이 "개같다" 라고 욕을 했다. 그 말을 들은 디오게네스는 "사람이 음식을 먹고 있을때, 주위에 모여드는 너희들이야말로 개가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 광장이나 극장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수시로 자위를 했다. "쉽게 만족할 수 있고, 돈도 들지 않는다. 이렇게 좋은 것이 어디에 있을까?" "배고픔도 이렇게 간단히 면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는 말을 남겼다.

- 어떤 사람이 디오게네스에게 무엇인가를 선물했다. 사람들이 그를 칭찬하니, 디오게네스는 "선물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나를 칭찬해줘" 라고 말하였다.


사상

그는 욕망으로부터 해방되어 자급자족하는 삶을 중시했다. 또한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단련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식이나 교양은 쓸모없는 것으로 여겼으며, 따라서 음악, 천문학, 논리학을 업신여겼다. Platon의 이데아를 빗대어 "나에게는 "책상 그 자체" 라고 하는 것은 안보인다 라고 했다. Platon은 "너에게는 그것을 보는 눈이 없기 때문이다." 라고 쏘아붙여 주었다고 한다. 또한 Platon은 디오게네스를 '미친 소크라테스'라고 평가했다.

디오게네스는 또한 '운동의 불가능(제논의 파라독스)'을 열심히 설파하던 제논 앞에서, 걸어 다니며 헛된 궤변을 비웃었다. 그에 따르면 '유일하게 올바르다고 말할 수 있는 정부'는 '세계 정부' 뿐이며, "나는 코스모폴리탄이다!" 라고 주장하였다. 아마도 세계 최초로 범세계주의를 주장한 철학자일 것이다. 또한 그는 여성과 아이들의 공유를 주장했다.

디오게네스는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공기라고 보았다. 공기가 뜨거워지는 것. 차가워지는 것. 공기가 적은 것. 공기가 많은 것.

인간의 쾌락과 고통도 공기와 관련이 있으며, 잠을 자는 것과 죽음도 공기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제논의 파라독스 : 아킬레스가 거북이와 달리기를 한다. 거북이가 약간 앞서서 출발했다. 아킬레스가 거북을 따라잡으려면 먼저 거북이 있던 지점을 통과해야 하지만, 이미 거북이는 얼마만큼 앞에 가 있고, 다시 거북이의 위치를 따라잡으면 거북이는 또 약간 앞으로 가 있다. 결국 아킬레스는 영원히 거북이를 따라잡지 못한다

 

 

 

알렉산더 대왕이 인도로 가는 길에 디오게네스를 만났다.

한겨울의 아침나절 이었다. 바람이 찼다. 디오게네스는 강둑의 모래 위에 비스듬히 누워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그는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아름다운 영혼은 세속적인 것과는 전혀 다른 어떤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알렉산더는 그의 모습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그래서 발걸음을 멈추고 경외스런 어투로 말을 건넸다.

 

“선생...”

알렉산더는 난생 처음으로 "선생"이란 말을 쓴 것이었다.

“선생, 난 당신한테 단번에 감동하였소이다. 그래서 당신을 위해 뭔가 해드려야겠소이다. 뭘 해드리면 좋겠소?”

디오게네스가 말하기를,

“아 조금만 옆으로 비켜 서주셨으면 합니다. 햇빛을 가리고 계시니. 그뿐입니다.”

알렉산더가 말하기를,

“내가 세상에 다시 태어날 수만 있다면 신에게 청할 것이요. 이번엔 알렉산더가 아니라 디오게네스로 태어나게 해달라고”

디오게네스가 웃으며 말하기를,

“누가 감히 대왕의 길을 막겠습니까? 대왕께선 지금 어디로 가시지요? 여러 달 동안 군대가 이동하는 걸 보았습니다... 대왕께선 어디로 가십니까? 무슨 일로 가십니까?”

알렉산더가 말하기를,

“세계를 정복하러 인도로 가는 길이오.”

디오게네스가 묻기를,

“그런 다음에 뭘 하시렵니까?”

알렉산더가 말하기를,

“그야 편히 쉬어야지요.”

디오게네스가 웃으며 말하기를,

 

“대왕께선 참 어리석소이다! 난 지금 쉬고 있질 않습니까. 난 세계를 정복하지도 않았고, 또 그럴 필요성조차 못 느끼지만 지금 아주 편안히 쉬고 있소이다. 대왕께서 정말 편히 쉬고 싶다면 지금 당장 왜 그리 못하십니까? 편히 쉬기 전에 먼저 세계를 정복해야 한다고 누가 그럽디까? 대왕께 말해 두지만 지금 당장 편히 쉬지 못하신다면 끝내 그럴 수 없을 것이오. 대왕께선 결코 세계를 정복하지 못하실 겁니다... 대왕께선 여행 중에 죽게 될 것이오. 그리고 딴 많은 사람들도.”

 

알렉산더는 디오게네스에게 그 충고를 마음 깊이 간직해 두겠다고 말하며 감사를 표했다. 그렇지만 자신의 길을 멈출 순 없었다. 그는 정말 여행 중에 목숨을 잃었다. 길에서 죽은 것이다.

그 후 이상한 얘기가 전해 내려 왔는데, 디오게네스도 알렉산더가 죽던 그날 똑같이 죽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두 사람은 신에게로 가는 길에 강을 건너다가 만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알렉산더는 등 뒤에서 누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몇 발짝 뒤에 디오게네스가 보였다. 아 아름다운 사람. 알렉산더는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는 창피를 무릅 쓰고 외쳤다.

 

“이거 또 만나게 되었구려. 황제와 거지가 말이요”

디오게네스가 말했다.

 

“그렇군요. 한데 당신은 뭔가 오해하고 있소. 누가 거지고 누가 황제인지 모르는 것 같소. 나는 삶을 완전히 살고 누렸으므로 신을 만나게 될 것이오. 그러나 당신은 신을 만나지 못할 것이오. 당신은 나조차도 볼 줄 모르지 않소. 당신은 내 눈조차 들여다 볼 줄 모르오. 당신의 삶은 완전히 헛된 것이었소."

 

 

 

디오게네스의 명언 몇 마디

 

사람은 물욕에 집착이 심하면

심할수록 약해진다.

그리고 스스로 결박을 한다.

언제든지 죽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만이 참된 자유인이다.

이미 죽음의 유혹에서 벗어난 사람은

아무도 그를 노예로 할 수 없고

그 무엇도 그를 결박하지 못한다.

 

 

불을 대하듯 윗사람을 대하라.

타지 않을 정도로 다가가고

얼지 않을 정도로 떨어져라.

 

 

 디오게네스는 문자를 사용하기를 꺼려했다. 그는 동창생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자네들은 왜 오디세우스의 고통을 '읽느라' 시간을 허비하는가? 정작 자네들 자신의 고통은 돌보지 않으면서 말일세.

 

그는 동창생들이 악기 연주를 익히는데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리라를 퉁기는데 시간을 허비하고 있군 그래. 음률을 고르는데 시간을 보내지 말고 제발 자네들의 영혼의 조화를 고르는데 힘써보게나."

 

웅변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웅변가들을 보게나. 말끝마다 다른 사람의 죄와 부정을 들추어 비난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죄와 부정에 대해서는 한 마디 말이 없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