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출렁이는 보름달
미송
2011. 9. 13. 00:10
출렁이는 보름달 / 오정자
소슬바람 스며들어
담장 넘어 휘어진 감나무 가지
잎새 사이로 하얀 달이 박혀 있네
그리움 삭이는 휘파람 소리
감춰진 숨길 조바심 속으로
달빛 교교한데
바람이 심술을 부려
가지 끝 둥근 달
날아갈 듯 출렁이네
달 떨어질라 달 떨어질라
떨리는 잎새 건드리는 바람 잡아
낭창낭창 조율하네
척 휘어지는 감나무 가지
*고향 바닷가에서 보름달을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원래 달은 엷은 막에 가리워져 보일 듯 말듯 한 게 진짜 멋지지요. 막이 조금은 두터웠지만 시로 말하자면 절창임에 분명했어요. 어슴푸니한 달님에게 소원도 하나 빌고서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