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뭉크와 버려둔 그림들 2
미송
2011. 9. 23. 08:46
뭉크와 버려둔 그림들 / 오정자
퇴근길에 카오됴에서 뭉크가 나왔어 나는
웃음을 머금고 뭉크를 들었지 7분 정도
그 시간은 집과 일터 사이를 오가는 자동차 거리
그림이 팔려 나갔어도 원본인가 사본인가를 늘 간직했다는
뭉크 절규가 넉 장이래 어느 날 그가 그림을 그려놓고서
그걸 버리고 집으로 갔기 때문에 사람들은 궁금했다
왜 정성들인 그림을 버리고 가니 아깝게 말야
그때 뭉크 걔네들을 그냥 내버려두세요 햇살과 공기 마시며
재활하게요 그랬다나, 뭐 재활이 그럴 때 쓰이는 말이였니
뭉크가 버리고 간 그림처럼 햇살과 공기가 필요해 우리도
그래요 그러면 강가에 나가 그림들처럼 누울까요
박물관 벽에 걸려 있을 것들 그렇게 누울 확률은 드물잖아요
그러니 생명이 질긴가 실험했을까 뭉크는
어쨌든 고민과 즐거움 알 듯도 모를 듯도 하여 뭉크
보이지 않는 것들 본다고 하면서 당신도 강가에 한 점 그림이
되고 싶나 내 것이라 불렀던 분신들과 헤어지며 우리
부활은 생명을 믿는 소망의 현현顯現이라 부르기도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