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불빛 파도

미송 2011. 10. 17. 23:56

     

    불빛 파도 / 오정자

     

    눈을 뜰 수 있다는 게 고마워
    신기하지
    어떻게 다시 웃을 수 있는

    아침이 태어나는지
    좋기도 해 나는
    어제를 떠올리는데
    되찾았다

    무엇을
    - '영원'을
    그것은 태양과 함께
    가버린 바다*

    집에 이르기전 일곱시와 아홉시 사이 딱딱한 의자에 앉아
    기다렸어 열람실 신간들은 누운 채로 전시되어 있었고 나는
    빽빽한 종이 숲 사이를 누볐지 전대미문의 방사선이 내리쬐이는 도서관 
    불빛에 따가울 정도였다 눈 감으면 이상하게
    파도소리가 들려

    동해의 절벽 쏴 - 쏴-아 바람소리가 
    눈 속으로 들어온다

    눈을 감으면 가까운 당신
    눈을 감으면 생생한 목소리로
    내 이름  

     

    해변가 불빛도 보였지
    그건 어제의 일이었어
    우리나라 오천만 명 중에 단 한 사람

    마중을 오던 당신 기다리는 시간에

    들었던 파도 이야기.   

    * 랭보의 싯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