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릴케<내 눈을 감기세요>

미송 2011. 10. 27. 08:53

 

눈을 감기세요

Losch mir die Augen aus

라이너 마리아 릴케  Rainer Maria Rilke


 

 

Losch mir die Augen aus : ich dann dich sehn,

내 눈을 감기세요 그래도 나는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wirf mir die Ohren zu : ich kann dich horen,

내 귀를 막으세요 그래도 나는 당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und Ohne Fuße kann ich zu dir gehn,

발이 없어도 당신에게 갈 수 있고,

und ohne Mund noch kann ich dich beschworen.

입이 없어도 당신의 이름을 부를 수 있습니다.

Brich mir die Arme ob, ich fasse dich.

내 팔을 꺾으세요, 그래도 나는 당신을 잡을 것입니다.

mit meinem Herzen wie mit einer Hand.

손으로 잡듯이 심장으로 잡을 겁니다.

halt mir das Herz zu, und mein Hirn wird schlagen,

심장을 멎게 하세요, 그럼 뇌가 고동 칠 것입니다,

und wirfst dr in mein Hirn den Brand,

마침내 당신이 나의 뇌에 불을 지르면,

so werd ich dich ouf meinem Beinem Blute tragen.

그때는 내 피가 흘러 당신을 실어 나르렵니다.

 



Philip Glass, Freezing

If you had no name
If you had no history
If you have no books
If you had no family

If it were only you
Naked on the grass
Who would you be then?
This is what he asked
And I said I wasn't really sure
But I would probably be
Cold

And now I'm freezing

Freezing


bgm: Freezing(Vocal) Philip Glass Ensemble;Linda Ronstadt;Kronos Quartet

 

 

현대시의 배경에는 지난 20세기의 위대한 거장巨匠들이 독특한 언어의 창조로써
여러 가지 범례範例를 보여주며 서 있지만, 그 중에서도 서정抒情시인의 특질에
의해 보자면 몇몇 시인의 영향이 단연 월등越等하다 하겠는데요.

특히, [라이너 마리아 릴케 Rainer Maria Rilke] 의 영향은
실로 지대至大하다 할 수 있겠죠.

이 시에서도 섬세하게 펼쳐지는 서정적 언어가 시 전편에 걸쳐,
그리움과 사랑의 음절音節로 물결치네요.

마치, (대상對象을 향하여) 맑고 투명한 눈의 영혼이 되어 움직이듯이...

문득, 그런 생각도 드네요.
사람들은 그의 언어에 경탄할 수 있겠지만, 그것을 감히 모방할 수는 없다는.

 

안희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