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착각하는 소리일 뿐
미송
2012. 1. 25. 00:16
착각하는 소리일 뿐 / 오정자
우리의 잘못은 문명이 낳은 언어로 닿으려는 것일 뿐
기다리는 미래도
끌어올 수 없는 과거도 애당초 없었다
의탁한 바 없으면 오늘도 없는 것
시간의 다른 인사는 관념일 뿐
허망한 척, 허망한 척, 척을 한다
안녕 잘 가요 안녕 잘 가요 그
나머지는 말할 수 없는 말들일 뿐
내일을 여는 동시에 내일에 닿을 수 없는
어제로 갈 수 없는 오늘은 변화일 뿐
새로운 언어로도 영원히 닿을 수 없는 것이 진실이라서
빙산 아래 겹쳐진 웃음들만 수억 년 인연으로 남는다는 것,
사랑에 관한 과학적 해석이다
겨우내 눈 속에 갇혀 구멍만 파다 돌아온
그해 겨울도 그랬다
바다에 낯을 씻은 태양
새날의 태양은 매일의 태양
먼지의 춤사위 진동들 순간을 스치는 현상일 뿐
눈 감아야 겨우 들리는 눈 내리는 소리를 보라
시간의 오해는 언어를 만들면서 시작된 자기 해석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