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시] 보라색 광채

미송 2015. 10. 23. 09:42

     

     

    보랏빛 소묘』의 책장을 넘기듯 용담의 보라 꽃에서 내 젊디젊은 꿈빛을 다시금 보며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꽃에 대해 말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싶었다.


     

     

    보라색 광채 / 오정자

    얼룩무늬 젖소
    몇 마리 노니는 대관령길에서
    초저녁에 감미로운 음악을 들었지
    죽음처럼 감미로운 음악을

    옷 다 벗은 자작나무 가지 사이로
    바닷물 냄새 오징어 냄새 물씬하더니
    너를 향한 숱한 의문부호들이
    둥실 두둥실 동해바다 물 위에
    떠오르는 거야 흰 물거품으로

    별빛 쏟아지기 직전
    대관령 가장 높은 정상에서
    설레이는 보라색 광채를 보았지
    꽃잎들이 저녁하늘 프레임을 뛰쳐나와
    깊은 동해바다 속으로 함몰했지
    아늑하게 황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