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

Lucid Fall (루시드폴) - Sur le Quai

미송 2012. 3. 17. 07:43
 
 
영화 <버스정류장>과 그 O.S.T

 

 

세상을 이루는 많은 꽃들 중에는 채 그 망우리를 피워보지도 못하고 쓸쓸히 시들어가는 것들이 있다. 인간들 본연의 표피성과 자각의 시간성으로 인해 아름다움을 느끼기 전에 계절의 변화에 의해 소멸해 버리는 꽃. 찬란하게 빛나거나 흥미롭진 않지만 약간의 블루와 회색이 교차하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영화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2002년 최고의 영화 중 한편으로 꼽는 ‘버스정류장’은 극장 개봉 1주일의 벽을 넘기지 못하고 쓸쓸히 비디오 가게로 발길을 옮겼다. 소녀는 조용히 남자의 어깨에 기대어 안식을 찾는다. 그리고 루시드 폴이 만든 메인테마 ‘그대 손으로’가 흐른다. 음악이 가지는 감수성만큼이나 영화의 그것은 풍부했지만 OST가 대중들에게 더 익숙하게 남아있다.
 
 
상사(想思)에 죽어갈 나무가 될지라도
권태로운 빛의 알갱이들 한 계단씩 이동하고 나면
시골 정류장 같은 곳에서 다시 만나자고
그렇게 어둠 속에 어둠 속에
보석들의 광채를 길이 담아 둔
밤과 같은 당신에게
 
-가을바람 그때도 그랬지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