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시] 날개

미송 2012. 5. 6. 08:04

 

 

 

  photographer, Ssun

 

 

날개

 

나는 그저 작고 초라한 한 마리 새

뱃전에 부서지는 파도와 상관없이

자유롭고 싶어요

 

단 한순간이라도

온전히 자유로이 비상할 수 있다면

홀로 충만해진 춤출 수 있다면

눈 감을수록 크게 열리는 문(門)

침묵할수록 가벼워지는 날개

기도에 잠길 때의 그 기쁨이라면

 

나는 그저 작고 초라한 한 마리 새

모든 게임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요

환상없는 지복(bliss)을 누리고 싶어요

 

2006, 오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