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이승훈<사랑>
미송
2012. 9. 21. 20:30
사랑 / 이승훈
그대 덥석 깨물고 싶은 저녁도 있고
덥석 안고 싶은 저녁도 있고
덥석 먹고 싶은 저녁도 있지
덥석 주저앉고 싶은 저녁
그대 덥석 움켜쥐고 도망가고 싶은 저녁
그대 덥석 깨물고 싶은 저녁
그러나 언제나 그대 손 흔들고 떠나네
시끄럽다. 주인공들은 즐겁고 평화로운지, 모르겠다. 나는 점점 귀차니즘에 가까워진다. 세계도 언어도 개체도 제 각각 공회전한다. 나는 선명한 이미지와 소리를 찾다가 사이버 방을 정리하다가 서랍속에 있는 이승훈님의 사랑에 눈길이 머문다. 사랑이고 싶은 삶. 참으로 간단명료한 한 마디. 삶도 사랑도 예술도 이별의 미학을 벗어날 수 없다 싶은데. 길 위에 소음이 좀 지루할 뿐.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