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맥스 슐만<사랑은 오류>

미송 2015. 12. 25. 20:21

 
   
 

맥스 슐만의 「사랑은 오류」

 

주도면밀한 법대생인 주인공은 변호사의 아내로 어울리겠다 싶어 폴리를 점찍지요. 폴리는 친구 피터의 여자친구. 피터에게 너구리털 코트를 주는 대신 폴리를 넘겨받기로 합니다. 그런 다음, 못생기고 영리한 여자를 예쁘게 만드는 것보다는 예쁘고 멍청한 여자를 영리하게 만드는 게 쉽다는 생각으로 폴리의 '개조'에 들어갔죠. 결과는? 논리학을 터득한 폴리에게 통쾌하게 당하고 만다는 얘기랍니다. 더욱 중요한 건 그녀에게 차이는 이유예요. 폴리는 단지 너구리털 코트가 있다는 것 때문에 피터에게 돌아간다는 거 아닙니까.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가씨죠? 제가 처음 이 소설을 본 것은 대학 2학년 때 영어 교과서에서였어요. 그때 'gee'라는 단어를 처음 보았구요. 폴리가 내뱉는 경박한 감탄사인데, 포스트모더니즘 선집의 번역에 따르면 '젠장'이라고 돼 있군요. 논리적 세계에 대한 작가의 통렬한 야유가 들어 있는 듯한 폴리다운 감탄사 gee! 소녀시대와도 어울리나요? 너무 너무 멋져, 눈이 눈이 부셔 숨을 못 쉬겠어, 떨리는걸, 지 지 지 지. <은희경>

 

------------------------------------------------------------

 

시가 아니라 소설의 일부분짐작만 할 뿐이다. 어쨌든 폴리는 푼수댁 같기도 귀여운 아이 같기도 하다. 사람을 개조한다는 게 어디 호락호락한 일인가위의 글에서도 논리 여자랑 영 어울리지 않을 과목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논리학을 좋아하는 편인데요, 라고 말하면 주인공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논리를 떠나 우선 미모가 미달데요. gee! 인간만큼 불완전한 존재는 없다. 무엇을 강변하려 할수록 논리를 빗겨가는 제반사가 인간의 일이니 말이다. 폴리의 불가사의한 선택을 전지전능한 신 말고 누가 더 알겠는가

 

논리학의 오류를 모으면 단순화의 오류, 일반화의 오류, 근거 없는 비난의 오류, 그릇된 유추의 오류, 상반되는 전체의 오류, 동정심에 호소하는 오류, 우물에 독 풀기 하는 오류 등이 있다. <오> 

 

20090604-2015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