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퇴고실

저녁 하늘

미송 2014. 11. 9. 08:19

 

 

 사진 Evening sky, by_ 채란

 

 

저녁 하늘 / 오정자

 

약속하지 않아도 너는 매일 내게로 왔다

붉은 사과 오목한 보조개 웃음으로

얼굴이 홍당무인 주홍 빛깔로

방향을 몰라도 좋았다 

무뼈 닭발의 흐물거림으로 스며들

깔깔 웃을 때마다 너는

왔던 빛 보다 환하 물러가곤 했다

외등 아래서도 외롭지 않았다

약속하지 않아도 너는 매일 내게로 와서

슬로우비디오로 달려와서 

와르르 핏빛으로 껴안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