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이준관, 「여름 별자리」
미송
2015. 3. 5. 07:23
이준관, 「여름 별자리」를 배달하며
자연에 대한 심미적 성찰이 빛나는 이 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좋은 시의 언어는 세계의 깊이를 스스로 자각하게 이끄는 바가 있지요. 시는 곧 세계의 발견이요, 개시(開示)니까요.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산음리 밤하늘에는 다 멸종된 줄 알았던 별들이 쏟아져 나온다지요. 별들은 온 하늘 가득 뽕나무 오디 열매처럼 다닥다닥 열린다지요. 우리의 불행은 우리 머리 위에 낮이나 밤이나 이 별 바구니를 이고 산다는 사실을 잊은 데서 시작한 것은 아닐까요? 어미 소가 밤중에 어린 새끼를 뜨뜻한 혀로 핥아줄 때 하늘의 어린 별들도 잠을 깨어 딸랑딸랑 워낭 소리를 낸다는 그곳을 한번 찾아가 볼까요? <문학집배원 장석주>
서술이 아닌 묘사, 모노로그가 아닌 경이로운 대사, 직설이 아닌 비유가 끝까지 아름답다. 이야기로 들려주니 고맙다. 내게도 저런 별 추억이 있겠지 하며 가슴 속을 헤집어 본다. 아버지, 아버지의 움막집이 나타난다. 그 움막집 아래서 만났던 별. 10대에서 40대에 이르기까지 나에게도 한두 번 정도의 강렬한 별 경험이 있었는데, 그것은 모두 아버지의 뜨락에서의 일이었다. 별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살아간다, 별들이 딸랑딸랑 워낭소리를 낸다는 표현은 누구나 다 할 수 있을 표현 같지만 사실 쉬운 일이 아니란 생각도 든다. 별을 노래한 나의 흔적들이 별안간에 그리워진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