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채호기, 「수면 위에 빛들이 미끄러진다」

미송 2015. 4. 14. 08:46

 

 

 

 

 

 

물과 빛과 수련의 묘한 하모니를 보여주는 시에요. 빛은 물 위로 미끄러집니다. 물에 섞이지 못하고 그 위로 미끄러지는 빛을 “사랑의 말”이라고 합니다. 수면 위로 빛은 반짝이며 미끄러지니, 둘은 “영원히 만나지” 못하고 합일의 꿈은 멀기만 합니다. 해서, 시인은 그걸 누군가의 “애절한 심정”으로 봅니다. 내 마음 끝내 알아주지 않으니 얼마나 속을 끓일까요? 물과 빛 사이에서 수련은 “섬광”을 뿜으며 희게 빛납니다. 수련은 서로 엇갈리기만 하는 이 애절한 사랑의 증인인 것이지요. <장석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