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이진명,「춤」

미송 2015. 7. 4. 11:25

 

 

아이는 정기가 지극해서 종일 울어도 목이 쉬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노자예요. 아이는 정기가 지극한 탓에 독충이 쏘지도 않고 맹금이 물어가지도 않는다고 말하죠. 아이는 “뭣에 겨운지 겨운 웃음을 탱탱히 머금고” 밥상머리에서 춤을 추는데요. 신명에 겨워 춤추는 게 아니라 자기도 어쩌지 못하는 정기 때문이죠. 아이와 탱글탱글한 춤은 하나죠! 아이가 춤출 때는 “오직 신기함만이 일하는 시간”이고, “오직 존재의 불꽃만이 활발발 일하는 시간”이죠. <장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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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옷만 보고 있어도 정말 즐거울 때가 있다. 아이가 입던 옷, 아이의 몸집을 가려주었을 옷들이 어찌나 앙증맞은지, 이것 좀 보셔요 하며 수선을 떨 때가 있다. 옷뿐인가. 을 것 다 붙은, 고 쪼그만 신발은 또 어떤가. 가게에 들어온 유아용 마네킹에다 인형옷 같은 아가 옷을 디피하며 마음의 치유까지 얻은 어제는, 아이의 존재를 흠뻑 느꼈다. 뇌로 춤추는 어른들과는 차원 다른 아이의 춤. 마냥 부럽다. 봐 주는 이 없으면 그 울음 뚝 그치는 어른들에 비해서, 종일 울어도 목이 쉬지 않는 그래서 순수하고 친자연적인 아이의 울음은 얼마나 건강하고 또 노자老子다운가. 저 춤추는(?) 아이와 같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 예수님도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아 아 아 이....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