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황인숙, 「폭우」
미송
2015. 7. 14. 08:44
상투적이고 무기력한 삶 속으로 폭우처럼 쏟아져서 서슬 푸르게 우리를 일깨우는 것은 무엇일까.
황인숙의 시적 감각은 하늘 해방군의 집중 포격을 받고 지상의 생명이 푸르게 일어서는 모습을 새롭고 실감 나는 의성어를 곁들여 노래하고 있다.
나무, 아이들, 개, 의자에서 졸던 시인도 단빵을 물어뜯으며 일어선다.
여름날 폭우가 시원하게 퍼부을 때 누군가는 두려움과 죄를 떠올리기도 한다지만 이 시인은 푸르게 깨어나는 생명의 모습을 즐겁게 노래했다. 어린아이들이 내지르는 의성어와 천둥소리가 겹치어 경쾌하고 산뜻하다.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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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경험한 천둥 느낌을 그대로 옮긴 듯 하다. 누구는 초복이라서 삼계탕을 얻어먹었다는데, 좋아하는 삼계탕을 놓치고서 나는 이 아침에서야 부침개를 부쳐 먹는다. 꿩 대신 닭 아니 삼계탕 대신 호박 부침개. 그러나 뭐든 맛있게 먹으면 다 보약이려니 하며, 또 생각하자니, 고 조그만 병아리를 어떻게 삶아 먹나 싶다. 조용하던 하늘이 천둥소리를 내자 갑자기 살아난 것 같이 덩달아 신이 났다. 어쨌든, 살아야 겠다, '바람이 분다' 보다 더 좋은 '천둥이 쳤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