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퇴고실

아마씨

미송 2017. 1. 12. 23:41

 

 

 

 

 

 

아마씨 / 오정자

 

아마씨는 오늘도 아메리칸 커피를 마신다

아가씨는 오늘도 아마씨가 주문해 주던 레몬에이드를 마신다

죽음 같은 음료와 레몬의 미감은 달라

물에 빠진 고기를 먹지 않는 아마씨는

물에 빠진 고기를 골라 먹는 아가씨를 슬프게 바라본다

아마씨의 기억은 아가씨의 몸을 타고 흐른다

저희는 내세에 어떤 몸으로 되돌아올까요

기타 줄을 슬프게 튕겨대는 아마씨와

아마씨의 손가락을 아프게 바라보는 아가씨

굵은 줄과 가는 줄을 탓하지 않는 것은

엉기기를 원한다는 뜻일까  

서로 다른 줄이 하나의 악기로 태어날때

멜라니 샤프카의 목소리 찢어질듯 울릴 때  

 

 

 

20150802-2017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