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퇴고실

여름일기

미송 2015. 11. 19. 09:16

 

 

 

 

여름일기 / 오정자

 

하늘은 서서히 별을 내놓기 시작했다 어둠이 짙어지면 드러나는 별

새로이 뜨는 게 아니라 낮에도 그 자리 있었던 별, 산 속에 들어서야 

우리의 얼굴은 열기가 사라지며 환해졌다 수풀 속 모기는 없었다

발가락이 시렸다 반딧불이를 찾고 있을 때 별들이 또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건 인공위성일거야 우리는 소리쳤다 저건 북두칠성 저건 카시오페, 

바람도 서늘하여 별들에게 안녕을 고하며 언덕을 내려오다 커피를 마셨다

커피를 마미국의 무기 산업에 대하여 한 손엔 성경 한 손엔 침략의

칼을 든 기독교의 원류 아메리칸에 하여 떠들었다 여름 하루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가로등 불빛에 별들의곽이 흐려지고 있었다.

 

20130912-2015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