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시] 너 (쿠마라지바)
미송
2016. 4. 10. 12:30
너 (쿠마라지바) / 오정자
사방 사십 리 둘레의 큰 산에
삼년에 한 번씩 내려오는 선녀가
치맛자락을 끌어 산이 다 닳아 없어지는 동안
우주 모든 땅을 가루로 빻아
일천국도를 지날 때마다 한 알갱이씩 떨어뜨려
가루가 다 없어지는 동안
타지 않는 혀로 겁(劫)없는 메타포로
만나고 싶은,
시집 <그가 잠든 몸을 깨웠네> 5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