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시] 담배연기와 소년

미송 2015. 5. 25. 09:29

     

     

     

     

    담배연기와 소년 / 오정자

     

    바다를 피워 올리던 피카소의 1억 400만 달러짜리 소년과 함께 파이프 연기는 

    누군가의 왼볼을 클릭하고 창고 속으로 들어왔다 눈 속에 박히는 비싼 것들이란 

    모의를 끝낸 음흉한 보석 소년인지 피카소인지 파이프인지 삐루*인지 동해바다

    파도 불빛 아래 혹 시인은 아니겠지만, 저녁이면 모든 그림들을 제 자리에 돌려 놓고

    원근으로 흩어지는 연기들 내 방을 슬프게 빠져 나가곤 하였다.

     

     

    * 백석의 수필 <東海>에 나오는 문장 ' 이렇게 맥고모자를 쓰고 삐루를 마시며 날미역 내음을 맡으면 동해여,

      나는 그대의 조개가 되고 싶읍네.' 聯.

     

     20101016-20150525  

           

 

 

 

                                                           

최근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에 낙찰된 피카소 작품의 구매자는 카타르 왕실 인사인 전직 총리로 밝혀졌다고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와 영국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미술계 소식통들을 인용해 지난

11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7천936만5천 달러(약 1천956억원)에 거래된 피카소의 유화 '알제의 여인들'

(Les Femmes d’Alger)의 낙찰자가 하마드 빈 자심 빈 자베르 알타니 전 카타르 총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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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피카소의 그림이 경매에 올랐단 뉴스를 잠간 접하긴 했으나, 몇 년 전 <파이프를 든 소년>이라는 그의 작품을 대했을 때처럼 심드렁했다. 오늘 아침 다시 뉴스를 통해 그의 그림이 팔렸단 기사를 읽는데, 웬일일까, 그때와 달리 만감이 차오른다. 진실이니 절대니니(?)가 별안간 귀찮아진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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