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신화 162

꿈꾸는 나와 꿈속의 나

잠을 자면 꿈을 꾼다. 그 꿈속에는 나라는 개체적 존재도 있고, 내 주변 인물들도 들어있고, 이 세상도 들어있다. 꿈이 진행될 동안에는 그 속에 들어있는 그 개체는 의심할 바 없는 나다. 꿈속에서 사람들은 평상시와 똑같은 희로애락의 감정과 느낌을 가지고 생활한다. 꿈속에 들어있는 그 개체를 나라고 믿고 살다가 꿈을 깨는 순간에, 꿈속에 들어있던 나와 주변의 인물들이 모두 허상이었다는 것을 그때야 비로소 알게 된다. 그리고 나는 꿈꾼 자일 뿐, 꿈속에 들어있던 자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안다. 마찬가지로 지금 의식이 꾸고 있는 이 우주 현상계라는 꿈속에는 수십억의 등장인물이 있다.  그 중에는 나라고 착각한 놈이 반드시 하나 들어있다. 그 나머지는 다 너라고 다시 착각한다. 그러나 꿈을 깨는 그 순간에 나..

철학과 신화 2024.08.06

청담靑潭,「마음에서 마음으로」中

오고 가는데 구애拘碍가 없어서 와도 오는게 아니고 가도 가는 것이 아니며, 하루종일 말해도 한 마디도 하는 게 아닙니다. 마음은 그냥 가만히 있습니다. 말하자면, 상대가 있으니 말해 주는 것뿐이지 나를 위해 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나한테 아무 필요도 없는 거니까 해보아도 손해도 이익도 없고, 아무 생각이 없는 이것이 불성佛性자리이고 마음자리입니다. 이것이 성불成佛입니다. 그러니 세상을 탁 내버리고 살아라, 모든 세계 재산 전부 내 것 만들어 놓아도 내 것 아닙니다. 돈 백만원 천만원 모아 놓으며, 바로 그 돈 한 장 한 장에 내가 구속되는 것입니다. 지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생명이 구속되는 것이고, 좋은 마누라 얻어 놓으면 그 마누라가 나를 완전히 구속하는 것입니다. 현실이란 아무 것도 아니어서 현실..

철학과 신화 2024.02.13

변하지 않는 성품(능엄경2)

허공을 둥근 그릇에 담으면 둥글게 보이고 네모난 그릇에 담으면 네모나게 보이지만 실제로 허공이 둥글거나 네모나지 않듯이 참성품도.... 우리의 현실생활이 파도처럼 움직일 때 아무리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더라도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참마음에 대해서 의 가르침을 들어보자. 우리는 큰스님의 상단법문 자리에 참석할때마다 참마음에 대해서 듣곤 한다. 그런데 그 참마음이 보통의 것이 아니라 어떤 실체적인 것으로까지 묘사될 때 당황하게 된다. 우리는 구름으로 생사를 비유하는 조사스님의 글귀를 다비식을 할 때마다 듣는다. 난다고 하는 것은 한 조각의 구름이 모이는 것이요. 죽는다고 하는 것은 한 조각의 구름이 흩어지는 것이다. 뜬구름 자체에는 실다움이 없으니 생사의 오고감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과 신화 2023.12.31

삼성(해심밀경2)

상대성의 원리를 알아서 사물의 존재를 개념이나 언어로 토막내서 보지 않고, 한줄기의 당연한 연속으로 이어서 볼 때.... 과 유식사상 일반에 있어서 삼성이란 변계소집성, 의타기성,원성실성이다. 흔히 이 세가지를 줄여서 변의원 삼성이라고 부른다. 변계소집성의 머리글자인 변자, 의타기성의 머리글자인 의자, 원성실성의 머리글자인 원자를 모은 것이다. 변계소집성의 말뜻을 풀이하면 사람들이 알음알이의 머리로 분별심을 일으켜서 사물에 이름을 붙이고 그 이름에 사물의 실체가 있는 것으로 잘못 집착하는 상태를 뜻한다. 의타기성은 상대적인 것에 의존해서 일어나는 것이다. 인연관계를 말한다. 이 인연관계는 윤회로 가는 방향과 해탈이 깨달음으로 가는 방향이 있기 때문에 이 의타기성도 윤회의 가능성과 해탈의 가능성을 동시에 ..

철학과 신화 2023.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