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과 마르께스의 여자들
감춤의 미학 3년 전 김유정역을 지난 적이 있다. 기차역의 본래 이름이 신남역이었다는 설명과 함께 김유정의 예술혼이 깃든 곳곳의 흔적에 관해 해설사의 해설을 들었지만, 사전지식 없이 따라나선 문학기행은 수학여행으로 끝났다. 가끔은 퍼포먼스에 시간을 처박기도 한다. 우연한 아침, 김유정의 동백꽃을 읽었다. 두 발로 둘러봤을 때보다 명확하게 한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길, 역시 작가의 작품을 통해서다. 명작으로 불리는 작품 안에는 불후의 인과 작용이 숨겨져 있다. 시간을 초월하고, 보편적 욕구를 만족시키고, 편협한 결론으로 독자를 구속하지 않고 어느 때 그리고 누가 다시 읽어도 희망을 꿈꾸게 만드는 비결을 가졌기에, 사랑받는 것들은 사랑받을 짓을 한다는 말이 생겼을까. 마름의 딸 점순이는 열일곱 살. 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