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아무도 보이지 않을 때" [RevoluSong] 3호선 버터플라이의 어둠 속에 오래 있어본 사람은 안다. 어둠은 빛이 없는 순간이 아니라 어둠이라는 빛이 넘치는 빛을 대신하는 순간이라는 것을. 그래서 어둠이 증명하는 것은 빛의 부재가 아니라 대기와 대지가 본래부터 가지고 있던 빛이다. 사물이 스스로 빛을 내는 어두운 밤, 자신이 가진 본래의 빛만 남고 다른 빛이 소멸하는 밤은 낮의 이면에 숨겨진 사물의 본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시간이다. 그러므로 밤이 낮의 반대이거나 일상의 가장 비루하고 척박한 순간이라고 여겨서는 결코 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이 고통스럽고 힘겹다고 해서 현실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밤과 같은 현실은 역으로 밤만이 보여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