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끼 전혀 없는 얼굴. 석 달 열흘쯤 잠과 거의 친교가 없었나 싶은 피부톤. 울음을 쏟아놓을 것 같은 눈. 어느 신문에선가 그녀의 얼굴을 처음 보았을 때, 이제 막 대학원을 졸업했을까 싶은 앳된 이미지를 남겨두었다. 어제 2005년 이상 문학상 대상작인 그녀의 장편소설 몽고반점을 우연히 접하게 된 건, 선물이란 이름의 독서강요에 의함이었다.“쳇, 몽고반점이 어디에 붙어있는 점이야 ” 첫 장을 열며 사뭇 슬픔끼 그득한 눈빛을 나는 직시하였다. 작년에 인기를 얻었던 TV 드라마 눈사람>의 시나리오처럼 몽고반점에도 처제와 형부가 등장했다. 사진작가 내지 행위 예술가인 한 남자의 프리즘으로 보는 원초적 성(性)에 대한 표현들이 섬세하고도 정밀했다.성실하여 나무랄데 없는 아내와 평범하게 살아가는 한 중년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