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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염/ 정 문

색수상행식이 공한 것이요 일체 우주는 마음이 그려낸 번뇌의 장이고당신과 내가 안타까운 삶이었다면 윤회의 길을 또 돌아후생에는 부족함 없이 만나 같이 살려니, 라며꺼먹꺼먹 졸음에 젖은 얼굴에 속닥여 아내의 뇌를 마비시키다가요런 능력뿐이 없는내 모양이 슬퍼져 돌아누웠는데미워졌는데정말 그 말이 맞아요,색수상행식이 공한 것이요 일체 우주는 마음이 그려낸 번뇌의 장이고당신과 내가 안타까운 삶이었다면 윤회의 길을 또 돌아후생에는 부족함 없이 만나 같이 살려니, 하며 아내가등에 붙어 김장독 같은 손 내밀어도란도란꿈결처럼나의 뇌가 마비되어 가는데아니,마비되지 않는 반질반질한 나의 뇌이기에또랑또랑한 눈을 가진아내도 그렇다고 보여지기에나란히이불 위로 목을 길게 뺀우리 부부는 합창하였다색수상행식이 공한 것이요 일체 우주는 ..

내가 읽은 시 2026.11.04

그 남자의 비블리오필리

‘비블리오필리’란 책을 독립된 물건으로서 감상하고 수집하는 취미를 뜻함. 그 남자의 비블리오필리★ 수소와 산소는 모두 불이 잘 붙는 가연성 물질이다. 그러나 두 물질이 결합해서 생긴 물(H2O)은 불을 끄는 구실을 한다. 물질이 한데 섞이면서 따로 있을 때와는 정반대의 성질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인간사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다름 아닌 군중심리(Crowd Mind)다. 한 사람 한 사람 따로 놓고 볼때는 극히 정상적이었던 사람들이 군중 속에 섞이면 이상행동을 하게 된다. ★ 인간은 결코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이지 않다. 단지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이고 싶어할 뿐이다. 특히 급박한 순간이거나 자신의 이익이 직결되어 있는 문제가 발생할 때 인간은 결코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이지 않다. ★ 간헐적 강화 : 정..

발견의 기쁨 2026.10.28

빨강- 변화, 죽음 혹은 신의 책

100% 작가-번역가 공식 커플로 검증된 오르한 파묵(왼쪽)과 이난아. 한국일보 자료사진 빨강- 변화, 죽음 혹은 신의 책 무더위가 한풀 잦아들던 지난 9월초, 내 이름은 빨강의 마지막 쪽의 번역을 마친 나는 관 속같이 비좁은 방바닥에 쓰러졌다. 그러고는 사흘 밤낮을 시체처럼 누워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지금 우물 바닥에 시체로 누워 있다. 마지막 숨을 쉰 지도 오래되었고 심장은 벌써 멈춰버렸다. 그러나 나를 죽인 그 비열한 살인자 말고는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모른다......" 죽음과 같은 상태에서 사흘 반 만에 깨어난 날, 나는 비로소 벽에 접착테이프로 아무렇게나 붙여 놓았던 오르한 파묵의 사진을 마주 볼 수 있었다. 그전까지 그의 사진은 나를 괴물처럼 압박해 왔었지만 그..

Books 2026.10.20

더 저지《The Judge》

평생 타인을 심판한 아버지, 마침내 자신을 마주하다영화 《The Judge》(2014)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로버트 듀발 주연 《더 저지》를 처음 볼 때는 아버지를 변호하는 아들의 법정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영화를 곱씹을수록 이 작품의 중심에는 아들 행크보다 아버지 조셉이 있는 것 같았다.평생 타인의 죄를 판단해 온 판사. 자신의 원칙에 확신이 있었고,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는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믿었던 사람. 그러나 정작 자기 아들에게는 사랑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아버지.이 영화는 한 판사의 살인 혐의를 다루는 이야기인 동시에, 한 인간이 평생 외면해 온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아버지뿐 아니라 아들에게도 똑같이 요구된다.결국..

영화 이야기 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