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작가-번역가 공식 커플로 검증된 오르한 파묵(왼쪽)과 이난아. 한국일보 자료사진 빨강- 변화, 죽음 혹은 신의 책 무더위가 한풀 잦아들던 지난 9월초, 내 이름은 빨강의 마지막 쪽의 번역을 마친 나는 관 속같이 비좁은 방바닥에 쓰러졌다. 그러고는 사흘 밤낮을 시체처럼 누워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지금 우물 바닥에 시체로 누워 있다. 마지막 숨을 쉰 지도 오래되었고 심장은 벌써 멈춰버렸다. 그러나 나를 죽인 그 비열한 살인자 말고는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모른다......" 죽음과 같은 상태에서 사흘 반 만에 깨어난 날, 나는 비로소 벽에 접착테이프로 아무렇게나 붙여 놓았던 오르한 파묵의 사진을 마주 볼 수 있었다. 그전까지 그의 사진은 나를 괴물처럼 압박해 왔었지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