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찬송가를 들으면 나는,
70년대 당시 죽음의 고개(가드라인 없던 대관령 길)를 넘나드셨던 아버지가 기억된다.
한 달에 두 번 아버지는 강릉과 원주 구간을 왕래하셨다. 군인의 출장은 잦은 외출이었다.
6.25때 캘로부대원이셨던 아버지는 구사일생의 롤모델.
그것도 부족해서 27년을 군대 말뚝에 목메고 죽음의 모험을 하셨다니, 세상에서 제일 가여운 사람!
당시 물색도 모르던 어머니는 오로지 하나님뿐이었고
은근 열 받아서 툭하면 내 주먹을 믿어라 내 주먹을 하시던 아버지.
그 분이 유독 대관령 고개를 넘나드실 때면 저 찬송가를 웅얼거리셨다 고
나중에야 고백하셨다.
아마 가사를 다 몰라 서당에서 배운 풍월처럼 읊으셨겠지만,
그땐 에이-하고 무심코 비웃었지만, 나는
저 노래가 귓전에 들려오면 아버지의 삶과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아버지는 올해로 여든 살.
딸의 전화 한 통에도 종종 '고맙다' 인사를 챙기신다.
그건 고마운 일이 아니죠 해도
예전처럼 자기 품속에 들어올 것 같지 않은 딸년과의
거리감각을 재시는 모양이다.
죄송합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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