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웃었다. 지난 3년 동안 한 달에 20일은 말없이 지내느라 말투가 어눌해졌고, 플라스틱 숟가락만 쓴 탓에
쇠숟가락이 무거웠다던, 한상균 전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이 활짝 웃었다.
'의자놀이' 북 콘서트장에 모인 300여 명에게서 '공감'을, '함께'라는 희망을 느꼈기 때문이란다.
수많은 사람들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진 책 '의자놀이'의 북 콘서트가 지난 27일 오후 8시
서울 홍익대 브이(V)홀에서 열렸다. 2009년 쌍용차 노동자 가운데 맨 앞에서 '함께 살자'고 외쳤던
한 전 지부장이 옥쇄파업 후 3년간의 감옥살이를 마친 지 꼭 20일째 되는 날이었다.
그는 "사실 교도소에는 콩밥이 없다"며 "사회에서 콩밥과 가족과 함께 그리움을 달랠 수 있게 된 지 20일 됐다"고
힘차게 인사했다. 77일간의 옥쇄파업이 끝나고 3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쌍용차 노동자와 그 가족 22명이 숨졌다.
'의자놀이'는 죽음의 행렬을 멈추고 '함께 살자'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재능을 모아 소설가 공지영씨가
쌍용차의 기록들을 엮은 책이다. 공씨 자신도 인세 전액을 기부했을 뿐 아니라
출판사 휴머니스트도 10만 부까지 수입 모두를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인세와 판매수익금은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에게 전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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