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시] 그해 겨울

미송 2012. 11. 25. 07:37

     

     

    그해 겨울 / 오정자

     

    바람은 기적汽笛소리,

    불 켜지 않고도 휘청

    일으킨 허리는

    구멍 난 양말 같은

    가난의 나침반을 받았다

     

    바람에게서

    작별을 배웠다 그러나 

     

    예고도 없이 넘어졌을 때,

    상처 하나 입히지 않던 그림자와의

    여덟 시간 포옹,

     

    그해 겨울은

    하얀 살 툭툭 튀어 올라

    바람의 목덜미를 잡아채곤 했다.

     

    시집<그가 잠든 몸을 깨웠네>(2010, 레터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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