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몽상은 밤에 꾸는 꿈으로부터 우리가 쉴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조르주 상드
A와 A' / 오정자
장미의 이름을 다 모르는 사람이 저기 장미가 아름답게 피었네 라고 했을 때
자기가 본 장미가 그랜디플로러 장미이지만 역시 장미의 이름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그래 아름다운 플렌치 장미야 라고 대답하는 것처럼,
각각의 머릿속 그림으로 장미 혹은 김춘수의 꽃을 감탄하는 우리
또, 꽃을 한 번도 본적이 없는 당신에게 꽃 이름을 아무리 설명한들 그 꽃은 당신 밖의 존재
누군가의 눈짓이고 싶었던 김춘수도 꽃도 그랜디플로러도 플렌치도
엇갈리는 빛
제 이름도 모르고 태어난 꽃 하물며
당신 밖의 향기인 그 꽃 역시 그림자로만 살지 않는다
모든 이의 꽃이 내 꽃이 될 수 없다
한 가지 물을 네 가지로 보기도 하듯(一水四見)김춘수의 꽃 역시 능동의 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상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