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퇴고실

A와 A'

미송 2014. 3. 29. 11:52

 

 

한낮의 몽상은 밤에 꾸는 꿈으로부터 우리가 쉴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조르주 상드

 

                                                                                                                                                     

 

A와 A'  / 오정자

                           

장미의 이름을 다 모르는 사람이 저기 장미가 아름답게 피었네 라고 했을 때

자기가 본 장미가 그랜디플로러 장미이지만 역시 장미의 이름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그래 아름다운 플렌치 장미야 라고 대답하는 것처럼,

각각의 머릿속 그림으로 장미 혹은 김춘수의 꽃을 감탄하는 우리

 

또, 꽃을 한 번도 본적이 없는 당신에게 꽃 이름을 아무리 설명한들 그 꽃은 당신 밖의 존재 

 

누군가의 눈짓이고 싶었던 김춘수도 꽃도 그랜디플로러도 플렌치도 

엇갈리는 빛

 

제 이름도 모르고 태어난 꽃 하물며

당신 밖의 향기인 그 꽃 역시 그림자로만 살지 않는다

 

모든 이의 꽃이 내 꽃이 될 수 없다

한 가지 물을 네 가지로 보기도 하듯(一水四見)

김춘수의 꽃 역시 능동의 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상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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