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을 짓다 / 오정자
“천지는 위대한 아름다움이 있으면서도 말을 하지 않는다 天地有大美而不言”
누가 키운 줄도 모르는 닭 한 마리를 먹은 어제의 나는 미개하였을까
반성을 할까 생각하자 당신 화두가 떠올랐네
불가촉천민* 나의 조상도 백정이었을까 가금류를 제 손으로 잡아먹던 부류였을까
누가 보아도 불쌍하기 짝이 없는 그들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행복하지 않아 보이는 그들의 보이지 않는 집에 대하여 생각을 했다
인생의 목적이 행복이라면 아름다운 집을 짓는 그들은 행복하리라
지배와 계급으로 얼룩진 황막한 세상 속에서
손끝이 닿지 않아 안타까울지라도
* 접촉할 수 없을 정도의 천민이란 뜻으로, 인도의 카스트 제도에서
사성(四姓: 브라만·크샤트리아·바이샤·수드라)에 속하지 않는 가장 낮은 신분의 사람들
'채란 문학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필] 나와 함박눈과 그대의 술잔 (0) | 2015.01.18 |
---|---|
[시] 운주사에서 (0) | 2014.11.16 |
[시] 꾼 (0) | 2014.11.01 |
[시] 동물의 왕국 해설 (0) | 2014.10.26 |
[시] 회전문 (0) | 2014.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