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크리스티안 바로슈, 「오르샹가(街)를 기억하는가」

미송 2015. 8. 22. 00:19

 

 

 

그래, 모든 관계는 초극되어야 한다. 아니, 관계 그 자체가 아니라, 관계 안의 거짓 언어들은 각성이란 식스 센스에 의해 초극되어야 한다. 때로는 육욕으로 잠시 달아오른 두 몸도 거짓 언어일 수 있다. 입맞춤 속에서도 감겨지지 않는,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아’ 하는 식스 센스의 눈 때문에 입맞춤은 망쳐질 수 있다. 그렇다, 입맞춤은 망쳐져야 한다. 그와 자신을 바라보는 식스 센스의 눈은 관계의 타성적 사슬을 끊고 참다운 자유로 나아가기 위한 영혼의 날개짓이다. <서영은>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빌리지를 보기 한참 전, 식스센스를 봤던 것 같다. 시를 읽고 왜 식스센스가 거론되어야 했는지 잘 모르겠다. 초극, 오감을 뛰넘는 여섯 번째 감각. 영화 내용을 더듬어, 버버리코트의 사나이 부르스윌리스 되살려, 그 감각을 복습하려 하지만 역시 해설은 어렵다. 오르샹가가 어디에 있는 상가인지 모르겠지만, 시를 읽으며 문득 野한 이야기 두 토막이 떠오른다. 어쨌든 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면의 목소리는 이해할 것도 같지만, 나 역시 중년을 넘어가고 있으니깐 말이지만, 그래도 뭐가 저리 심각할까 싶기도 하여서.... 

 

이야기 1 : 사람은 죽고 나면 염라대왕 앞에 서서 사는 동안 저질렀던 죄과를 고해야 한단다. 염라대왕 앞에 선 어느 여자 " 염라대왕님, 저는 세상에서 사는 동안 오로지 한 남자만 따르고 한 남자하고만 잤어요." 하였단다. 그러자 염라대왕 "저런 독한 년!" ...하면서 지옥의 열쇠를 던져주었단다. 또 어느 여자 "염라대왕님 저의 죄과를 부디 용서하소서, 저는 세상에서 사는 동안 숱한 남자들과 잤으며 매일 사랑을 나누었어요." 하였단다. 그때, 염라대왕은 빙긋이 웃으며 "너는 냉큼 내 방으로 들어가 있거라" 하며 열쇠를 살며시 건네주었단다. 

 

이야기 2 : 옛날 유명한 주모 하나가 있었단다. 그녀와 잠을 잔 남자들은 이튿날 하나같이 시체가 되어 실려나갔다는데, 하루는 그녀가 삼백냥을 걸고 자기와 잠자리를 한 후 죽지 않는 남자가 있으면 주기로 했단다. 이웃집 옹기장수가 그녀와의 하룻밤에 도전장을 냈다는데, 이튿날 멀쩡히 사립문을 나섰더란다. 이에 주모는 하인을 시켜 "저 남자 언덕을 넘기 전, 픽 쓰러지고야 말테니 돈을 도로 찾아오너라" 하였단다. 나중에 빈손으로 돌아온 하인을 보고 깜짝 놀란 주모가 이유를 묻자, 그 남자 언덕에서 픽 쓰러진 것은 맞는데, 가만히 보니 풀밭에 누워 딸딸이를 치고 있었습니다, 하였단다. 삼백냥은 옹기장수의 것이 되었고 이후 옹기장수는 사방으로 돌아다니며 여자들과 밤을 지냈단다. 그러나 돈은 바닥이 났고, 함께 자던 여자들은 더 이상 가까이 오지도 않았단다. 그래서 못 참겠다 하고 살다가, 봄이 오고 몸이 파릇파릇 나른해지기도 하는 어느 날, 따사로운 햇살 아래 지게를 세워놓은 옹기장수, 스스로 딸딸이를 쳤더란다. 문제는 절정의 마지막 순간 다리를 주욱 뻗었던 것. 지게를 받쳐 놓았던 지팡이를 다리로 툭 치는 순간 산더미같은 옹기들이 언덕 아래로 굴러가며 그만 왕그랑땡그랑 하였단다. 옹기장수 "시발 이 짓도 돈 드는 짓이었네...." 그랬대나, 뭐래나,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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