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시] S는 안개처럼 사라져도

미송 2009. 7. 24. 11:25

 

 

 

S는 안개처럼 사라져도 / 오정자

 

쏟아지는 보랏빛 당신이란 기둥은
습속習俗의 단단함보다 몇 곱절 강합니다
쓰러지는 바람 유연한 프로그램에도 긴장하던 당신은
길들여지라 외치던 행인들 곁
비릿한 바닷길 길 아닌 길로 가셨나요
구애求愛 사라진 아침, 바다가 된 길로 걸어간 연인에게
용서받지 못할 죄란 없습니다
우아하게 눈 뜨는 섬의 새로운 수면법
낭만은 눈 뜨고 달려드는 고양이
존재를 사르는 싱싱한 에너지입니다
살아있음은 지성知性
떠남은 사라짐이 아니었습니다

꿈 혹, 빛으로 가는 통로 여는 일로 공간의 사랑을 느낄 뿐 유인하는 별들을 믿을 수 없나요 애틋하여 아름다운 소원이라면

만물에 믿음 아닌 것 무엇이겠습니까 굳이 성역을 가리키지 않아요 좁은 길만 고집하지도 않습니다

당신 안에 사는 나의 신神은
함부로 일으킬 수 없는 자존의 힘
목울대 떨며 부스스 아침안개로 태어나더라도
수직의 화살로 소통의 열반에 들리니
경계의 늪 소용없는 땅의 한 구역일 뿐인 세상의
사랑하는 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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