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블리오필리’란 책을 독립된 물건으로서 감상하고 수집하는 취미를 뜻함.
그 남자의 비블리오필리
★ 수소와 산소는 모두 불이 잘 붙는 가연성 물질이다. 그러나 두 물질이 결합해서 생긴 물(H2O)은 불을 끄는 구실을 한다. 물질이 한데 섞이면서 따로 있을 때와는 정반대의 성질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인간사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다름 아닌 군중심리(Crowd Mind)다. 한 사람 한 사람 따로 놓고 볼때는 극히 정상적이었던 사람들이 군중 속에 섞이면 이상행동을 하게 된다.
★ 인간은 결코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이지 않다. 단지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이고 싶어할 뿐이다. 특히 급박한 순간이거나 자신의 이익이 직결되어 있는 문제가 발생할 때 인간은 결코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이지 않다.
★ 간헐적 강화 : 정해진 시간에 또박또박 돌아오는 보상에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위험 부담이 있더라도 불시에 돌아오는 보상에 약한 게 사람의 본성
★ 중년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멋진 물고기를 놓쳐도 화가 나지 않는 것이다.
낚시에서 고기를 잡고 못 잡고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다. 내가 인생의 어느 한 시기에 흐르는 물을 잠자코 지켜봤다는 사실만이 중요할 뿐이다.
★ 남자는 욕망하는 상대를 사랑하고, 여자는 사랑하는 상대를 욕망한다.
★ 이태백 – 달빛 아래서 홀로 술을 마시다
꽃밭 가운데서 한 병 술을/ 친한 이 없이 홀로 술을 마신다/ 술잔 들어 밝은 달 맞이하고/ 그림자 바라보니 셋이 되었다/ 저 달은 본시 마실 줄 몰라/ 한낱 그림자만 내 몸을 따른다/ 잠시 달로가 그림자를 데리고/ 모름지기 봄철 한때나마 즐기련다/ 내가 노래하면 달은 서성거리고/ 내가 춤추면 그림자도 따라 어지럽게 춤춘다
★ 여행을 하면 초라해진다. 거대한 자연 앞에서 혹은 낯선 타국 땅 가로등 밑에서 내가 왜 그렇게 싸우며 살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길 위에 선다는 건 그런 힘을 배우는 일이다. 일상의 피곤함이 턱밑까지 차오를 때 길을 떠나자. 내가 택한 길을 내 걸음걸이로 끝까지 가자. 떠나는 사람만이 깨달을 수 있으므로.
★ 한국인은 고독할 겨를이 없을 것 같지만, 사실은 고독을 경험해 볼 기회가 거의 없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역설 같지만 그래서 한국인들은 고독하다.자신보다는 남을 더 의식하고 살아간다. 한국인들은 남들로부터 인정받아야만 삶의 의미와 보람을 찾는 인정투쟁의 대가들이다.
고독을 두려워하고, 그래서 더 고독한 한국인들은 불행하다.
고독한 한국인이여, 자신과 마주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