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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꽃이 되었다

미송 2011. 4. 23. 23:32

 

마침내 꽃이 되었다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4.19, 상처가 영광인 채로

 

4.19다.
눈을 감고 피하려해도 어쩔 수 없이 보이는
이 봄날
진달래꽃처럼,
나는 피할 수 없다.
4.19만 오면
5.18이 보이고
5.18이 오면 6월항쟁이 보이고
6월항쟁이 오면 '붉은 악마' 시민들이,
아, 곧이어 '촛불시민항쟁'이 보였다.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뒹굴며 살아온 세월은
내게도 와서 피가되고 살이되었다.
아, 마침내 꽃피는 언덕이 보였다.
피멍들고 부러진 가지 사이
팍팍한 갈이파리 사이로
기어이 새잎이 돋고
푸르른 숲이 되어서
상처가 영광의 꽃이되고
실패가 지혜의 밭이되어
거대한 산하로 가는
큰길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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