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의 기쁨

미륵불과 아미타불의 연관관계

미송 2011. 5. 2. 07:15

[미륵불과 아미타불의 연관관계]

 

 

‘미륵신앙과 아미타신앙’은 일반적으로 대승불교에서 가장 널리 신앙되었던 것이다. 아미타신앙과 미륵신앙이 그 발생 기원이 다르고 독립적으로 신앙되어오면서 별개의 것으로 인식되어왔으나, 실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신앙임을 알 수 있다. 아미타불(阿彌陀佛)이 계시는 정토(淨土)란 ‘인간 사바세계의 속세가 너무 혼탁하여 이상적인 국토로 정화한다’는 의미에서 ‘청정국토’ 또는 ‘정토’라고 불리어진 것이 유래가 되어 오늘날 ‘정토신앙(淨土信仰)’으로 형성되어 발전하게 되었다.

본래 정토(淨土)라고 하면 넓은 의미의 제불정토(諸佛淨土)를 가리키지만, 아미타신앙이 성행되면서부터 ‘정토’라고 말하면 아미타불(阿彌陀佛)이 주재한다는 서방정토를 뜻한다. 서방정토(西方淨土)에서 정토(淨土)는 이른바 ‘오탁악세(五濁惡世)’를 여의고 욕계·색계·무색계를 뛰어넘은 청정하고 안락한 이상적인 세상을 말한다.

그리고 서방(西方)은 서역(西域)인 인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순환주기(循環週期)에서 우주의 가을세상, 즉 완성과 결실의 때를 말한다. 본래 우주는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운행을 하며 돌고 있는데, 그것은 아래의 법칙과 같다.

우주의 봄세상은 동방에서 생성시키는 기운을 발하고,
우주의 여름세상은 남방에서 성장 발전시키는 기운을 발하고,
우주의 가을세상은 서방에서 결실과 완성의 기운을 발하며,
우주의 겨울세상은 북방에서 근본인 씨앗으로 돌아가는 기운을 발한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그러므로 서방세상(西方世上)은 바로 완성과 결실을 이루는 우주의 가을세상을 뜻한다. 그때는 바로 우리 지구환경이 우주의 가을세상인 서방세상과 맞물리는 때로서, 미륵불은 이때 인세에 하생하여 완성된 세상인 극락세상을 열어주시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미륵세상(彌勒世上)은 바로 우주의 모든 것이 완성된 서방정토(西方淨土)를 가리킨다. 이 서방정토로 중생을 인도하는 부처가 바로 아미타불이고, 이 아미타불에게 귀의하면 서방정토에 갈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아미타신앙이다.
위의 내용을 통해서 볼 때, 서방정토는 바로 미륵이 오셔서 열어주시는 극락세상과 동일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정토(淨土)의 모습은「미륵성불경」이나「장아함경」에 나오는 미륵용화세계와 동일함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한 「미륵성불경」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땅의 맑기가 유리거울과 같이 된다. 그 국토는 일곱 가지 보배로 된 꽃이 있고, 열매는 상서로운 기운과 온갖 향기를 지녔으며, 또 늙고 병드는 데 대한 걱정이나 물, 불로 인한 재앙이 없으며 전쟁과 가난이 없다. 또 이때에는 석가여래 때에 받은 아홉 가지 고난이 없고, 질병이 없어, 수명이 8만4,000세를 살며, 중간에 요사(夭死)하는 일이 없다.

또 「전륜성왕수행경(轉輪聖王修行經)」의 내용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실려 있다.

그때에 여자는 500세에 시집을 간다. 그때에는 대지가 평탄하고 모든 구덩이, 개울창, 가시넝쿨이 없어지고 또한 모기, 독충 등이 없고, 인간이 번성하고, 오곡이 풍성하고, 쾌락하기가 한량없으리라.

위에서 보듯이, 미륵용화세상에는 여자가 500세가 되어서야 시집을 가고, 수명은 8만4,000세가 되어 무량수명(無量壽命)을 누리게 되며, 땅은 맑기가 유리거울 같고, 모든 국토가 정화되어 개울창이나 가시넝쿨조차 없으며 파리나 모기, 독충도 없어진다고 하니 이것이 바로 정토의 모습인 것이다. 또 「정토삼부경」 중의 하나인 「아미타경(阿彌陀經)」에서도 서방정토가 극락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아미타경」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그때 부처님께서 장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에서 서쪽으로 십만억의 불국토를 지나서 한 세계가 있는데, 그 이름을 극락(極樂)이라 하느니라. 거기에 부처님이 계시는데 그 명호를 아미타불(阿彌陀佛)이라 하며, 지금도 그 극락세계에서 설법하고 계시느니라. 사리불아. 그 나라 이름을 어찌하여 극락이라 부르는가 하면, 그 나라의 중생은 아무런 괴로움이 없고, 다만 모든 즐거움만을 받으므로 극락이라 하느니라. 또한 일곱 겹의 가로수가 무성한데, 이러한 것들은 모두 금, 은, 유리, 파려 등의 네 가지 보배로 이루어져, 두루 온 나라를 둘러싸고 있으므로 그 나라를 극락이라 하느니라.

 

사실, 아미타불은 극락을 열어주는 부처는 아니다. 「정토삼부경」 어디를 보더라도 아미타불이 극락을 열어준다는 말은 없다. 아미타불은 단지 극락세상으로 중생을 인도하여 무량한 수명과 무량한 광명을 누리게 해주는 부처라고 되어 있다.

 

서방정토, 즉 극락세상을 열어주시는 부처는 바로 미륵불이다. 그리고 아미타불은 미륵불이 오셔서 열어주시는 극락세상으로 중생들을 인도해가는 부처이므로, 아미타불에게 귀의하면 미륵불이 열어주시는 극락세상으로 인도될 수 있다는 것이 실제적인 아미타불과 미륵불 간의 상관관계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스러운 것은, 우주의 순환주기상 서방세상이 아직 도래되지 않았던 석가모니불 시대에는 극락이 실제로 존재할 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미타불에게 귀의하면 극락에 태어날 수 있다’고 한 점이다. 만약 석가모니불 당시에 이미 극락세상이 존재하고, 단지 아미타불에게 귀의하는 것만으로도 그 세상으로 인도될 수 있었다고 한다면 굳이 미륵께서 하생하셔서 극락세상을 열어줄 이유가 없을 것이다. 더구나 인격적으로도 완성되지 않은 중생들이 단지 “나무아미타불”의 염불만으로 서방정토인 극락세상으로 인도되어 살아간다면 그 세상은 이미 ‘정토(淨土)’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환경이 좋더라도 인간의 심성(心性)이 탁하면 극락이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가모니불이 “아미타불은 지금도 극락세상에서 설법을 하고 계시니, 중생들은 마땅히 서원을 세워 저 극락세상에 왕생하기를 발원해야 하느니라”고 한 것은 무슨 이유이겠는가? 그것은 장차 미륵이 하생하셔서 열어줄 극락세상으로 중생들을 인도하는 아미타불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중생들에게 선(善)을 권장하기 위한 허다한 방편 중의 하나로 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 중생들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부처인 아미타불(阿彌陀佛)은, 미륵불(彌勒佛)이 하생하셔서 극락세상인 서방정토(西方淨土)를 열어주신 연후에 존재할 수 있는 부처들인 것이다.

 

즉, 아미타불은 미륵불이 세상에 강림하시면 함께 따라 내려와 미륵불께서 가르친 완성의 도(道)를 닦아 성불(成佛)하는 부처들로서, 미륵불을 모시는 부처들을 뜻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아미타불은 미륵불께서 열어주시는 극락세상을 구체적으로 건설하고, 중생들을 극락으로 인도하여 무량한 수명(壽命)과 무량한 광명(光明)을 선사하는 부처들인 것이다. ‘아미타(阿彌陀, Amita)’라는 말 자체가 무량(無量)하다는 뜻이므로 중생들에게 ‘무량한 무엇’을 주는 부처들을 아미타불이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아미타불을 여럿을 뜻하는 ‘부처들’이라고 하는가? 미륵불께서 열어주시는 미륵용화세계를 구체적으로 건설하여 이 땅을 청정국토, 즉 서방정토로 만들고, 또한 수없이 많은 중생들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일이 한두 명의 부처로서는 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 석가모니불이 왔을 당시에도, 석가모니불의 도(道)를 펼치기 위해 500나한이 불도(佛道)에 통예하였다. 마찬가지로, 이번에 미륵불께서 오셔서 내놓은 도(道)를 천하에 펼치기 위해서도 한두 명의 부처로는 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륵불의 도(道)를 펼쳐서 이 땅에 극락세상을 구체적으로 건설하고, 수없이 많은 중생들을 무량한 수명과 무량한 광명을 누리는 극락으로 인도하기 위해서는 많은 부처들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무량한 수명과 광명을 누리는 극락으로 중생들을 인도하는 부처들을 통틀어 ‘아미타불’이라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중생들은 미륵불을 모시는 아미타불들을 찾아 귀의함으로써 서방정토, 즉 극락세상으로 인도되어 무량한 수명(불로불사)과 무량한 광명(부귀영화)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에 담겨진 본연의 의미인 것이다.

 

 


Spiritual Energy

'발견의 기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셋증후군  (0) 2011.05.11
내러티브  (0) 2011.05.03
음악[boogie-woogie]  (0) 2011.04.07
상상력과 거짓말  (0) 2011.03.30
박지원의 열하일기  (0) 2011.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