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네 속에 네가 있다

미송 2011. 7. 25. 17:45

    르네 마그리트 <인간의 조건 1933>

     

    우리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적인 조건들 (대표적으로 눈의 구조나 뇌의 구조)을 바탕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우리의 세계 인식은 다분히 주관적인 것이고, 우리의 표현은 세계 그 자체의 재현이 될 수 없다. 때문에 우리의 표현은 우리의 인식이라는 이름의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우리의 표현은 우리의 인식 내부에 갇혀 있다. 그림 속의 그림이 자연을 대단히 실감나게 재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집 내부에, 캔버스 속에 갇혀 있는 것은, 기법이나 그림을 이루고 있는 물질들(예를 들어 물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인간의 근본적인 한계 때문인 것이다.

     

     

    네 속에 네가 있다 / 오정자

     

    아침에 내가 한 가장 착한 일은 양념통을 닦은 일 창문 밖으로 묵은 때들 날아간다 아침에 내가 한 가장 착한 일은 행주를 삶은 일 핑크이며 그린인 색색깔 팍팍 수십 번 헹구어도 일어나는 거품들 헹군다고 꽃 되고 마차 되나 色은 하여간, 물속에 행주를 던지며 잘났어 정말…… 그림이며 현실이다 나의 창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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