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 에로위(조디 포스터)는 어렸을 적 외계인으로부터 교신을 받은 기억을 지니고 사는 소녀이다. 그녀는 성장하면서도 계속 그 믿음을 지녀 밤마다 모르는 상대와의 교신을 기다리며 단파 방송에 귀를 기울인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자신이 찾고자 하는 절대적인 진리의 해답은 과학에 있다고 믿게 된다. 엘리는 대학에 들어가 우주의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찾아내는 것을 궁극적 삶의 목표로 삼게 된다. 엘리는 그 방면의 연구에 매달려 일류 과학자가 되지만 그녀의 지나치게 편향적인 태도는 주위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그러나 엘리는 일주일에 몇 시간씩 위성을 통해 외계지능생물의 존재를 계속 탐색한다. 그리고 교신기를 완성하여 그녀가 그 교신의 첫 시도를 했을 때 외계인을 만나고 돌아온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를 믿지 않자,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증명하려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정은경)
'콘택트' 는 인간이 우주생명에 대한 무한한 상상을 그린 영화이다. 우주는 정말 넓다. 우리가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넓은 공간이다. 그 공간 속에 비교하자면 우리사는 이 지구는 작은 먼지에 불과하다.하지만 아무리 우주가 광활하고 위대하다 하더라도 이 작은 지구 위에서의 삶은 그 어떤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작은 먼지같은 행성의 인간 개개인의 삶이 광활한 우주, 그 이상으로 거대하고, 소중하다. 그러기 때문에 목숨과 맞바꿔 우주, 그 넓은 공간의 생명체를 찾으려 하는 앨리 에로웨이(조디포스터)의 심정 또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것이다. 에로웨이에게는 그 행동 하나까지도 그녀의 삶에 포함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이 광활한 우주공간에 인간밖에 없다면 엄청난 공간낭비가 아닐까?"
-콘택트 中에서-
외계인의 존재 유무에 대한 명제는 새로움이 없지만 여전히 흥미롭다. 밤늦게 포스팅을 하고 있는 지금 이순간도 궁금하지만 답은 쉽지가 않다. 분명한건 우주는 넓고 넓고 넓어서 우리의 개념안에 집어 쑤셔넣기도 벅찰 정도다. 그리고 그 속에, 그것도 지구에만 지적 생명체가 있다는건 전우주의 부동산적인 낭비가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영화 콘택트는 차분하고 중도적으로, 때로는 이성과 감성의 중심에서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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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종교가 대립한다. 앨리는 철저히 증명할 수 있는 이성적인 과학자이고, 팔머는 신념을 중시한다. 첨예하지만 이 영화에서 말하는 메시지는 정치적이지 않다. 우리 자신이 믿는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앨리가 믿는것은 수치와 통계로 증명 되는 과학이다. 하지만 죽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감정은 과학으로 증명할 수 없다. 슈퍼컴퓨터 수천대가 있다해도, 인간과 인간사이의 복잡한 감정의 실타래를 해석할 수는 없다. 확고했던 앨리의 과학에 대한, 어떻게 보면 맹목적인 의존도는 파머에 의해서 조금씩 유연해지기 시작한다.
주인공 앨리역의 조디 포스터. 이 영화 콘택트에서도 배운 여자라는 느낌을 팍팍 내주신다.
파머는 종교적 인물이지만, 영화에서 가장 이성적인 캐릭터다. 신을 믿음과 동시에 과학을 인정한다. 그것은 어느 한쪽에 치우친 그릇된 신념이 아닌, 그가 중시하는 인간 본연이 추구하는 것에 대한 강한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속에서 오컴의 면도날이 언급되는 씬이 2번 나온다. 앨리가 외계인의 존재 유무에 대한 얘기를 위해 처음 언급하지만, 두번째로 언급되는 순간은 다름아닌 앨리 자신이 받게되는 청문회이다. 그때는 오히려 앨리 자신이 오컴의 면도날에서 부정적인, 즉 짧지 않고 긴 가설쪽으로 몰리게 된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앨리가 신념에 차보인다. 실질적으로 증명할 길이 없는 자신의 짧지만 긴 우주여행을 관철시킨다.
블랙스 완에서 자주 언급하듯이 인간은 거시적인 모든 상황과 사건을 협소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공식에 대입시키려 한다. 물론 결과적으로 성공적일 수는 있지만 머지않아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우리는 과학이든 종교든 맹신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어느한쪽이 틀린것은 아니지만, 복잡한 세상사가 특정한 공식이나 이론등으로 쉽게 설명되기는 어렵다. 결국 앨리가 그토록 갈망한 우주에 대한 진실도 그녀의 신념이 뒷받침 해준다. 그녀가 그렇게 대단한 경험과 깨닫음을 얻을 수 있었던것도 베가성에서 보내준 복잡한 공식보다는, 앨리 자신의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외계인이 있다 없다로 대표되는 소모적인 논쟁들은 여전히 많다. 그런 논쟁에 지친 사람들이 있다면, 이 영화 콘택트를 보고서 조용히 자기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길 권한다.
(SF장르이지만 화려한 볼거리는 후반부, 웜홀을 통과하고 베가성으로 진입하는 순간밖에 없다. 하지만 진정한 SF영화는 현란한 특수효과보다 가상의 사실을 전재로한, 그 현실속에서 얻는 인간 자체의 인간성에 대한 물음이 아닌가 싶다.)
오컴의 면도날(Occam's Razor 또는 Ockham's Razor)은 흔히 '경제성의 원리' (Principle of economy)라고도 한다. 14세기 영국의 논리학자이며 프란체스코회 수사였던 오컴의 윌리엄 (William of Ockham)의 이름에서 따왔다. 원문은 오컴의 저서에 등장하는 말. " Pluralitas non est ponenda sine neccesitate. " " Frustra fit per plura quod potest fieri per pauciora. " 보다 적은 수의 논리로 설명이 가능한 경우 많은 수의 논리를 세우지 말라. 간단하게 오컴의 면도날을 설명하자면, 어떤 현상을 설명할 때 불필요한 가정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하는 말로 번역하자면, '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두 개의 주장이 있다면, 간단한 쪽을 선택하라'는 뜻이다. 여기서 면도날은 필요하지 않은 가설을 잘라내 버린다는 비유로, 필연성 없는 개념을 배제하려 한 "사고 절약의 원리"(Principle of Parsimony)라고도 불리는 이 명제는 현대에도 과학 이론을 구성하는 기본적 지침으로 지지받고 있다. 예를 들어, 새까맣게 그을린 나무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는 나무가 벼락에 맞았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누군가가 어떤 장치를 이용해서 나무가 완전히 잿더미로 변하지 않도록 적절히 그을린 다음 자신이 그을렸다는 흔적을 완전히 없앤 것일 수도 있다. 오컴의 면도날을 적용해 본다면, 나무가 그을린 것은 벼락에 맞았기 때문이라고 추론하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벼락에 맞았다는 쪽이 조건을 덜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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