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시] 세 번째 편지

미송 2015. 10. 24. 09:19

     

     

     

    세 번째 편지 / 오정자

     

    지친 날개를 접으면서

    마음 푸근히 내려놓고

    진득한 사랑에 홀리던 마음

    오직 당신에게만 열고 싶은 날입니다

     

    가랑비에 젖은 옷 같은 나를 위하여

    기꺼이 내 주던 그대 따스한 손길

    숱한 날 노루잠 자면서 듣던 굵직한 그대 목소리

     

    함초롬한 장식도 없이 할딱이는 머리칼 그대로

    앉은 자리에서 할미꽃으로 피더라도

    나를 떠나지 않는 텁텁한 언덕에 머무르려니

    어디에 적어야 좋을지 어디로 부쳐야 좋을지 모를

    내 짧은 편지를 그대에게 띄웁니다.

     

    20111021-201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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