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편지 / 오정자
지친 날개를 접으면서
마음 푸근히 내려놓고
진득한 사랑에 홀리던 마음
오직 당신에게만 열고 싶은 날입니다
가랑비에 젖은 옷 같은 나를 위하여
기꺼이 내 주던 그대 따스한 손길
숱한 날 노루잠 자면서 듣던 굵직한 그대 목소리
함초롬한 장식도 없이 할딱이는 머리칼 그대로
앉은 자리에서 할미꽃으로 피더라도
나를 떠나지 않는 텁텁한 언덕에 머무르려니
어디에 적어야 좋을지 어디로 부쳐야 좋을지 모를
내 짧은 편지를 그대에게 띄웁니다.
20111021-201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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