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퇴고실

‘북구적’이라는 뜻

미송 2015. 7. 12. 15:10

     

     

     

    '북구적' 이라는 뜻 / 오정자

     

    산 속에 들어서야 알았다

    나무들도 심하게 경쟁한다는 것을

    치열한 변화를 맞는다는 것을

    조용하지 않은 숲

    언어의 순례길에서 사전을 펼치니

    갈피마다 숨은 뜻이었다

    상주로 가면 상추쌈이

    논개를 보면 털게가 떠올랐다 

    북구적이란 뜻이 보이지 않아

    북구적인 음악을 틀었을 때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소리에 

    차이코프스키가 벌떡 일어났다

    북구적이려던 순간이 있었던가 내게도 

    숲은 얼만큼 자랐을까  

    찾아 가려면 꽤 힘들겠다 생각하자

    시벨리우스가 욕으로 들린다.  

     

    20120602-20151113

     

                                                                                                                                '채란 퇴고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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