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퇴고실

말은 곧 자신이다

미송 2015. 7. 22. 21:02




말은 곧 자신이다 / 오정자


바닷바람에 말려야 제맛인 반건오징어

마당 빨랫줄에선 그 맛이 나지 않는다

그 맛도 그러려니와 다른 맛도 그러하여

빨랫줄에 널린 빨래들을 보다가 

말의 각진 철자들을 떼며 논 적이 있다

우둑허니 우두커니 진득허니 진드커니


구멍 난 양말 사이로 삐죽이 나온 발가락을 별로 묘사하던 사람

나달나달한 팬티를 걸치고 침 튕기며 열강하던 사람

가난도 재산이라고 하던 그 사람의 말


20150722-2017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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