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

서승아 '부토, 사라바트만'

미송 2012. 10. 3. 10:04

 

부토가는 무엇을 표현하기 위해서라기 보다 자신의 육체 깊숙한 곳에서부터 (생각하지도 못한 것이) 넘쳐흐르는 의미를 헤아리기 위해서 무대에 선다. 인간의 육체는 계통적인 진화 속 기억창고다. -부토평론가 아시다겐지

숭어는 알을 낳고 죽고 그 알은 죽은 어미의 살을 뜯어 먹으며 자란다.
엄마 물고기는 뼈만 남기고 새끼물고기들은 뼈 사이사이를 헤엄치며 놀고 있다.
그것이 '부토' 다. -오오노 가즈오


 


부토(舞踏)의 어원은 히지카타 다쓰미(土方)가 59년에 만든 첫 작품 ‘암흑부토’가 널리 알려지며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부토는 '폐허의 춤' '그림자 춤'이다. 戰後, 일본에서 탄생한 부토는 서구의 정신과 문명에 매몰된 아시아 근대의 진혼곡이다. 폐허 속의 인간은 재(災)를 뒤집어쓰고 냉혹한 자연으로 돌아간다. 기형적이라는 느낌까지 주는 동양인의 신체를 그대로 드러내 서양 무용에 저항했고, 그것이 바로 부토 창시자 히지카타 다쓰미의 육체의 이념이었다. 서구의 정통발레나 모던 댄스와는 다른, 일본에서 태동했으면서도 일본 전통 예술형태인 노(能)나 가부키(歌舞伎)와도 다른, 형식화된 룰을 깨고 무용수가 즉흥성을 발휘할 여지를 많이 남겨놓는다는 면, 기존의 모든 테크닉과 미적 개념을 깨뜨리는 작업이다. 지난 78년 처음 파리에 소개된 부토가 오늘날까지 유럽 무용계에 큰 영향을 끼친 이유의 하나는 부토가 매우 '정신적인 춤'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