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품 / 오정자
천하의 갑부 빌게이츠가 신용카드 한 장 없이 살았다는 말
사용하지를 않았으니 소유할 일도 없었다는 말
사실 그 말이 사실인가 했단 말
휘황한 봄날의 꽃가루가 속수무책이긴 오늘도 마찬가지란 말
무엇에 관하여인들 쉽게 읽혀지지가 않아 오도카니 앉았단 말
각색의 영혼이 깃든 몸 분신으로 흩어지는 꽃가루들
파편의 불행을 종종 꽃잎에 비유해 왔단 말
그동안의 신용실적은 시인은 시집은 무고한가 묻는 말
그러나 풋풋한 해답들이 특별하고 아주 특별하여
환한 열매를 많이 맺었으면 한다는 말
다들 사소해서 다들 무고하다* 는 당신 말에
말꼬리 한 번 잡아봤단 말
*심보선 ‘종교에 관하여’에서 인용
'채란 문학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변신變身 (0) | 2013.02.02 |
---|---|
[시] 슬픈 연인 (0) | 2013.01.20 |
[수필] 무희(舞姬) (0) | 2013.01.13 |
[수필] 두개의 혀 (0) | 2013.01.12 |
[시] 어느 정도의 시간 (0) | 2013.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