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시] 하품

미송 2013. 1. 20. 10:23

     

     

     

    하품 / 오정자

     

    천하의 갑부 빌게이츠가 신용카드 한 장 없이 살았다는 말

    사용하지를 않았으니 소유할 일도 없었다는 말

    사실 그 말이 사실인가 했단 말

    휘황한 봄날의 꽃가루가 속수무책이긴 오늘도 마찬가지란 말

    무엇에 관하여인들 쉽게 읽혀지지가 않아 오도카니 앉았단 말

    각색의 영혼이 깃든 몸 분신으로 흩어지는 꽃가루들

    파편의 불행을 종종 꽃잎에 비유해 왔단 말

    그동안의 신용실적은 시인은 시집은 무고한가 묻는 말

    그러나 풋풋한 해답들이 특별하고 아주 특별하여

    환한 열매를 많이 맺었으면 한다는 말

    다들 사소해서 다들 무고하다* 는 당신 말에

    말꼬리 한 번 잡아봤단 말

     

    *심보선 ‘종교에 관하여’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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