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시] 변신變身

미송 2013. 2. 2. 10:26

     

      서양화가 이인옥

     

     

    변신變身 / 오정자

     

    빈 시간들이 지루해서

    색종이로 창포꽃을 접었어요

    하품을 감추며 ‘masso du sensible’ *

    너도 감각덩어리야 했죠

    살살 다뤄야 해 찢어지면 꽃이 될 수 없어

    하면서 때로는 손가락으로 꾸욱 눌러줘야 한다고

    비행기를 접으면서도 말했죠

     

    바깥 공기를 들이려 창문을 연 사이

    보라꽃들과 비상의 기체機體

    후루-룩 맞소리를 내었어요 그때

    공간을 돌다 떨어지던 우리도

    싱싱한 살로 스며들었죠

    서로의 어깨와 가슴 

    구석구석으로. 

     

    *메를로 퐁티의 핵심 키워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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