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자료실

주렴계<애련설(愛蓮設)>

미송 2018. 8. 15. 12:07

 

 

 

애련설(愛蓮設) / 주렴계

 

 

[原文]

水陸草木之花 可愛者甚蕃하니 晋陶淵明은 獨愛菊하고 自

수륙초목지화 가애자심번       진도연명    독애국       자

李唐來로 世人이 甚愛牧丹호되, 余獨愛蓮之出淤淤泥而不染하고,

이당래    세인    심애목단        여독애련지출어어니이불염

濯淸漣而不妖하고 中通外直不蔓不枝하고, 香遠益淸하야 亭亭淨

탁청련이불요        중통외직불만부지       향원익청      정정정

植하니, 可遠觀而不可褻翫焉이라.

식        가원관이불가설완언

 

 

[通釋]

꽃이라면 물 속에서 나는 꽃, 땅 위에서 나는 꽃을 통틀어 사랑할만한 꽃이 너무도 많다. 하고많은 꽃 중에서 진(晋)나라 도연명(陶淵明)은 유독 국화를 사랑하였고, 당(唐)나라 고조(高祖) 황후가 모란을 사랑하여 궁중 곳곳에 심은 뒤로부터 세상 사람들은 또 모란을 무척 사랑하게 되었다. 그런데 나는 또 유독 연꽃을 사랑한다. 연꽃은 진흙 더러운 물 속에서 자라지만 그 더러움에 물들지 아니하고 한 송이 깨끗한 꽃을 피운다. 마치 도덕 수양이 높은 군자가 세속에 몸담아 있으면서 거기에 물들지 아니하고 끝내 깨끗한 지조를 고이 간직하듯이......

연꽃은 늘상 맑은 물 잔잔한 잔물결에 씻겨도 요염한 빛이 없다. 마치 안으로 티없이 맑고 깨끗하면서 겉을 꾸밀 줄 모르는 품위 높은 군자와 같다.

연꽃은 속대는 텅 비어 위 아래가 통해 있고 겉대는 꼿꼿하게 쭉 뻗어있으며, 넝쿨져 함부로 얽히는 일도 없고 오직 한 줄기뿐, 분수 밖으로 불쑥 가지를 내미는 일도 없다. 연꽃의 속대가 뚫려 있는 것은 욕심 한 점 없이 맑게 트인 군자의 마음이 사물의 이치에 환히 통달해 있는 것과 같고, 연꽃 겉대의 꼿꼿한 것은 대쪽같이 곧고 바른 군자의 언행을 닮았고, 넝쿨지지 않는 것은 사사로운 이익을 따라 부귀한 사람에 붙좇아 얼려다니지 않는 군자의 점잖은 몸가짐을 닮았다. 오직 한 줄기로 가지 벌리지 않는 것은 쓸데없는 일에 손을 벌리지 않는 군자의 분명한 정신을 닮았다.

또 연꽃 향기가 멀수록 더욱 맑은 것은 군자의 아름다운 덕의 이름이 갈수록 멀리 들리는 것과 같고, 연꽃이 우뚝 높이 솟아 맑고 깨끗하게 서 있는 것은 평생을 결백하게 우뚝 홀로 서서 중정(中正)한 길을 걸어가는 군자의 고상한 정신을 닮았고, 물 가운데 핀 연꽃이라 멀찍이 서서 바라볼 수 있을 뿐 가까이서 매만지며 즐길 수 없는 것은 우러러 바라볼 수는 있어도 어딘지 함부로 할 수 없는 군자의 위엄을 닮았다. 이래서 나는 오직 연꽃을 사랑하는 것이다.

 

 

[原文]

余謂菊은 花之隱逸者也오, 牧丹은 花之富貴者也오, 蓮은 花

여위국    화지은일자야     목단     화지부귀자야    연    화

之君子者也라. 噫라, 菊之愛는 陶後에 鮮有聞이요, 蓮之愛는 同

지군자자야     회     국지애    도후    선유문        연지애    동

予者 何人고. 牧丹之愛는 宜乎衆矣로라.

여자 하인     목단지애    의호중의

 

 

[通釋]

국화는 남들이 다 피고 간 뒤 홀로 남아서 찬 서리 맞으며 핀다. 마치 속세를 떠나 숨어서 사는 은사(隱士)와도 같이.... 그래서 나는 국화를 꽃 중에서 ‘은둔(隱遁)의 꽃’ 이라 말한다.

모란은 사치스러운 꽃 ! 마치 부귀한 사람들이 화사한 옷차림을 하고 날 보란 듯 뽐내어 웃는 것과도 같다.

그래서 나는 모란을 꽃 중에 ‘부귀의 꽃’이라 말한다.

연꽃 ! 연꽃은 도덕 수양이 높은 군자를 닮았으니, 이것은 분명 꽃 중에서도 ‘군자의 꽃’ !

아 ! 그러나 사람마다 부귀공명을 찾아 급급한 세상이라 그 은둔의 취미를 지닌 국화를 사랑한다는 말, 그 말은 도연명 뒤로는 들어보지를 못했고, 연꽃을 사랑한다는 사람, 군자의 덕을 닮았기에 그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 마음, 이와 똑같은 의미로 연꽃을 사랑하는 사람이 그 몇이나 되는고? 그러나 꽃 중에서도 부귀의 그 모란꽃 ! 모란을 사랑하는 사람이야 너무나 많구나. 부귀가 좋아 모란을 사랑하는 것이어니, 많을 수 밖에.....

 

 

<고문진보古文眞寶>(1991, 惠園東洋古典) pp158~161 中.

 

주렴계(周濂溪)는, 자를 무숙(茂叔)이라 하며, 염계는 그의 호이다. 북송의 대유학자요, 송학(宋學)의 비조(鼻祖)로, 그의 학설 가운데

‘태극도설(太極圖設)’ 은 주자(朱子)에게 큰 영향을 주었으며,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을 제창한 정이천(程伊川) 정명도(程明道) 형제의

스승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태극도설> <통서(通書)>등이 전한다. 

 

타이핑 - 채란

 

20130215-20180815 

 

'문학 자료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마라집 평전  (0) 2020.09.21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0) 2020.08.31
「칼의 노래」를 읽고  (0) 2017.04.14
황지우,「새로운 시의 길을 찾아서」  (0) 2016.11.26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0) 2016.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