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에 사무치다 보면 / 오정자
내가 스무 살 때에 자취를 했었걸랑 밥이야 잘했지만 국을 끓여 먹는 일이 어려웠었걸랑 라면국물도 한두 번이지 하루 세 끼니를 그것으로 때우기도 어려웠었걸랑 기껏 할 수 있는 거는 콩나물국이었걸랑 그게 제일 요리하기도 쉬웠고 또 동네 친구가 특유의 요리비법을 가르쳐 줬걸랑 콩나물을 일단 기름에 살짝 볶은 다음에 국을 끓이면 기름기가 쫙 떠오르걸랑 바로 그것으로 기름기를 보충했걸랑 왜냐하면 고기 사먹을 돈도 없었걸랑 그때는 소고기나 돼지고기 값이 비쌌걸랑 그런데 어느 날 기름기 떠오르는 것보다 진짜 고기 맛이 그리웠걸랑 물론 돈이야 없었걸랑 이틀 삼일을 고기가 먹고 싶어서 입맛 다셨걸랑
그러다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걸랑 우선 된장을 묽게 풀고 배춧잎을 몇 개 넣었걸랑 국이 끓기 시작하자 나는 책상 위에 놓였던 어항에 다가갔걸랑 거기에는 금붕어 한 마리가 살았걸랑 원래 세 마리였는데 두 마리는 죽었걸랑 손을 넣어서 금붕어를 잡았걸랑 파드득 손안에서 반항했걸랑 손안에 감촉이 귀여웠걸랑 그렇지만 고기 맛이 더 그리웠걸랑 그래서 보글보글 끓는 된장국에다가 퐁당 금붕어를 집어넣었걸랑 한참 끓은 후에 숟가락으로 금붕어를 찾았걸랑 한참 동안 휘저으니깐 겨우 건져졌걸랑 먹었지, 뭐…… 씹을 것도 없더라 명색이 고기라고 그래도 비린내는 약간 나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