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퇴고실

그림을 읽다

미송 2015. 5. 19. 07:49

 

 

 

 에곤실레 <콘스탄츠 호수의 밤나무, 1912>

 

 

 

그림을 읽다 / 오정자

 

 

콘스탄츠 호수는 보이지 않았고,

오늘과 같은 어느 날 아침 그의 자화상을 보았네  

 

간 밤 우리 동네 가로등 아래선 

두 남녀가 주정主情을 했네

 

개들은 깨어나 왕왕거렸지

 

호수는 보이지 않고 자화상처럼 그린 나무만 보이고 

가상한 제목에선 야릇한 향기가 났지 

 

보라 돌산 속에 있을까

올라간 나뭇잎들 속에 을까

 

허리춤 사이로 삼계三界 벗은 바람이 통과할 때, 

내가 바로 콘스탄츠 호수였어 라고 말하는

산 기슭에 여래如來 하나 보였네.

  

20140727-201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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