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의 기쁨

은박지에 새긴 사랑, 둘

미송 2014. 8. 10. 13:21

 

 

 

▲ 이중섭 '물고기와 게와 아이들'

 

이중섭미술관이 11일부터 신소장품 은지화 3점과 기존 소장품 3점을 선보이는 신소장품전을 열고 있다.

신소장품 중 1점은 지난해 이중섭 화백의 미망인 이남덕(93) 여사가 소장하던 것을 구입하고, 나머지 2점은 올해 가나아트갤러리로부터 기증받은 것이다.

이중섭의 은지화(銀紙畵)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는 바다와 아이들, 게, 물고기 등의 소재가 하나가 되어 서로 뒤엉켜 있다. 특히 그는 배가 고파 게를 많아 잡아 먹다 보니 그것이 미안해 게를 그리게 되었다고 말할 정도로 게를 관찰한 시간이 많았으며,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게의 모습은 이중섭이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표현하는 데 가장 활력 있는 소재가 됐다.

은박지는 전쟁 중에도 군인들에게 보급되던 미국담배가 흔했기 때문에 궁여지책의 재료가 되었지만 궁한 나머지 기존의 재료와는 다른 특이한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은지화는 담배의 습기를 방지하기 위한 은박지에 송곳과 같은 날카로운 것으로 홈이 생기도록 선을 그어 그린 일종의 선각화(線刻畵)라고 할 수 있다.

은박지의 표면은 물이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선 위에 유화물감 등을 칠한 후 마르기 전에 닦아내면 파인 선부분에만 색이 입혀져 은지화가 된다. 이런 음각기법은 한국의 마애불의 선각화(線刻畵)와 금속 공예의 은입사(銀入絲), 고려청자의 상감기법(象嵌技法) 등에서 발견되는데, 이중섭의 은지화와 형식적인 유사성을 보인다.

 

이중섭이 마흔 살 되던 해,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서 '마지막 한 고비'를 넘기겠다는 각오로 마련한 1955년 1월 개인전에는 유화 41점과 연필화 1점, 은박지 등 소묘 10점이 출품됐다. 이 개인전에는 제주도에 도착해 첫눈 오는 날의 기억을 생생히 담아낸 '피난민과 첫눈', '길 떠나는 가족', '황소', '싸우는 소' 등 이중섭의 대표작들이 출품돼 대성황을 이뤘다.

전은자 이중섭미술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회는 이중섭 은지화의 소재가 된 서귀포와 이중섭이 가족에 대한 사랑을 더욱 심도 있게 표현할 수 있었던 '가장 행복한 시간'이 서귀포 시대가 있었기 때문임을 재조명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한라일보- 입력 2013. 12 표성준

 

 

 

달을 쳐다보며 / 호치민

 

옥중에는

술도 없고 꽃도 없는데

이 좋은 밤을 어찌할거나

사람은 옥창으로 밝은 달을 쳐다보고

달은 창틈으로 시인을 들여다보네

 

김남주 <은박지에 새긴 사랑> (푸른숲, 1995) 中

 

 

호치민 (1890. 5. 19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반도 베트남 호앙트루 - 1969. 9. 2 하노이)

인도차이나 공산당의 창설자(1930), 베트민(Viet Minh:베트남 독립동맹)의 동맹원(1941), 베트남(북베트남) 민주공화국의 대통령(1945~69). 30여 년 동안 베트남 민족운동의 지도자였던 호치민은 제2차 세계대전 뒤 아시아의 반식민지운동을 이끈 인물로 가장 영향력 있는 20세기 공산주의 지도자 중 한 사람이다. 1966년 7월 17일 호치민은 북베트남인의 표어가 된, 다음의 메시지를 보냈다. "베트남 국민의 가슴에 독립과 해방만큼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